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종합뉴스 사회

5개월 딸 죽게한 30대 국민참여재판 중 아동학대범죄 특례법 적용 첫 사례 전망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07.03 19:37 수정 2016.07.03 19:37

울고 있는 5개월 딸을 달래다 '짜증난다'는 이유로 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로 재판에 넘겨진 A씨(38)에 대해 재판부가 "보호자가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지난 1일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한재봉)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내연녀의 딸인 피해자가 자기 친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평소 아버지로서의 보호양육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률에서 정한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런 의무가 있는 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아동복지법(제3조 3호)은 '보호자'를 '친권자, 후견인,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자 또는 업무·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감독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변호인 측은 지난달 3일 열린 1차 준비기일에서 "A씨의 범행에 고의성이 없었고, 법률상 보호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A씨의 딸이 법률이 정하는 혼인관계를 맺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친모는 법률상 보호자에 해당되지만,A씨는 법률상 보호자가 아니라는 것이다.검찰은 "피해자가 피고인과 피해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피해자의 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에 있기 때문에 아동복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호자가 맞다"고 맞섰다.이에대해 재판부는 A씨의 국민참여재판 본기일이 진행되기 전, A씨가 법률로 규정한 '보호자'인지 여부를 2차 준비기일에서 결론짓기로 했다.재판부는 이날 2차준비기일 "검사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범죄 주체가 되는데는 별다른 의문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하지만 변호인 측은 여전히 A씨의 범행 고의성을 부인하면서 "수사기관의 강압적인 조사에 의한 진술"이라며 "A씨의 범행진술 내용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검찰 측과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재판부는 이날 변호인과 검찰의 증거 및 증인 채택과 관련해 한차례 더 준비기일을 가진 후 오는 8월30~31일 이틀간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재판부가 A씨를 피해자의 보호자로 확정함에 따라 A씨의 재판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 중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한편 A씨는 지난해 12월25일 자정쯤 영주시의 자기 집에서 5개월된 딸이 자다 깨 울자 목마를 태우고 달래던 중 '짜증난다'며 방바닥에 떨어뜨린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바닥에 떨어져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은 딸은 사건 발생 5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귀가한 A씨의 아내에게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올해 1월 말 심한 뇌손상으로 결국 숨지고 말았다.A씨의 사건은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진행됐지만, A씨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해 대구지법으로 사건이 이송됐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