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늙어간다.
2022년 통계청의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85세 이상 고령 인구는 87만 4,000명이다. 5년 전(56만 명)에 비해 56.1% 증가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1.8%포인트(p) 뛰었다.
2021년 서울경찰청·서울시·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최근 1년 5개월 간(2020년 1월~2021년 5월) 70대 부친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행사한 남성을 특수존속폭행죄로 입건하는 등 학대 피해 노인 2명에 대해 보호 조치를 취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지역 노인 학대는 2018년 1,316건, 2019년 1,429건, 2020년 1,800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 2일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늙어가는 한국 노인 빈곤의 민 낯이다. 이런 민 낯 중에 경북도는 10월 경로의 달을 맞아 어르신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공경의식을 높이는 전통 경로효친(敬老孝親) 사상 앙양(昻揚)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4일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 ‘제26회 노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 지사, 박영서 도 부의장, 김충섭 김천 시장, 양재경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 등 지역기관·단체장과 수상자를 포함해 어르신 8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포상으로 대한노인회 이부화 김천지회장과 영천 이육만 노인대학장에게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전수했다. 올해 모범노인 부문에서는 상주 함창읍 증촌2리 이규태 경로회장, 공무원 부문에는 김천시청 김선협 주무관, 노인복지 기여단체 부문에는 대한노인회 포항지회가 각각 선정됐다.
노인 학대를 예방하고자 경북에 소재한 4개의 노인보호 전문기관과 경북 경찰청 등과 연계해, ‘노인 학대 예방집중 홍보 기간’을 동시에 운영한다. 현재 경북의 노인인구는 61만 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3.4%에 달한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어르신 복지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한다.
경북도는 어르신 60여만 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경북형 경로당 사업을 추진한다. 대표 사업으로 마을 단위 경로당을 중심으로 종합적 통합 복지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전국 최초 경로당 행복도우미 사업 추진으로 좋은 성과를 거둬, 전국의 대표 노인복지 사례로 꼽혔다. 23개 시·군 경로당에 행복도우미 550명을 배치했다.
건강·여가 선용 프로그램을 제공, 단순 시간 보내기 식의 ‘정적인 경로당’이 어르신의 건강관리·운동·학습 등의 ‘사회참여 활동 공간’으로 거듭났다. 내년에는 경로당 행복도우미 인원을 증원해 좀 더 많은 어르신들께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4월부터 혼자 식사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에서 밑반찬을 지원해,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할 수 있는 행복경로당을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시·군별로 노인관련 단체와 연계해 말 벗 및 상담을 동시에 추진한다. 향후 경북형 행복 경로당 운영 모델로 안착을 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노인 일자리 확대·운영, 노인복지시설 기능보강사업, 맞춤형 돌봄 서비스, 기초연금 등 사업추진으로 노인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철우 경북 지사는 경북도는 고령화시대에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시책 추진과 노인복지사업에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건 노인의 날 행사지만, 노인의 날이 있는지도 모르는 노인도 수두룩하다. 설혹 안다고 해도, 두들겨 맞고, 빈곤의 서러움에 떠는 노인들은 위와 같은 화려한 행사를 멀찍이서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폐지를 줍지 않아도 살만큼의 노령연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수급자 부양의무자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 이제 곧 겨울이다. 빛나는 연단의 행사를 집어치우고, 늙어가는 한국 어르신 복지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