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입자 10명 중 3명은 2년 안에 보험 계약을 깬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가입하거나 급하게 돈 쓸 일이 생겨 울며 겨자먹기로 해약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상품은 장기간 유지를 전제로 설계됐기 때문에 계약초기에 해지할 경우 원금보다 적은 환급금을 받게 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의 13회차(13개월) 보험계약 유지율은 평균 82.4%, 25회차 유지율은 69.8로 집계됐다. 10명 중 2명 가까이는 1년 만에, 3명 이상은 2년 안에 계약을 해지한 셈이다. 손해보험사의 유지율은 83.6%, 69.9%로 생보사보다는 약간 높았지만 별반 차이가 없었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해마다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오름세가 주춤한 양상이다. 1~2년 단기 유지율은 불완전판매 소지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다.생보사의 13회차 유지율을 보면 2010년 77.3%에서 2011년 79.7%로 2%포인트 이상 증가한 뒤 2012년 79.6%, 2013년 80.3%, 2014년 81.1%, 2015년 81.9%로 찔끔 올랐다. 다만 25회차 유지율은 2011년 63%에서 2015년 65.9%로 연간 1%도 채 오르지 않다가 지난해 4%포인트 가까이 반등했다.이 기간 유지율이 높은 보험사는 카디프생명, 교보라이프, 하나생명, 농협손보, 더케이손보 등으로 중소형사가 많았다.반면 현대라이프(13회차 67%, 25회차 48.7%)와 DGB생명(46.1%, 41.0%), 알리안츠생명(69.6%. 46.0%) 처브라이프생명(75.6%, 45.1%) 등은 유지율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대형 보험사라고 유지율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빅3 생보사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의 13회차 유지율은 80% 초중반, 25회차 유지율은 70% 안팎이었다. 삼성생명은 1~2년 유지율 모두 평균을 약간 웃돌며 체면치레는 했지만 한화는 25회차 유지율이 65.6%로 낮았고, 교보는 13회차와 25회차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도 업계 평균 수준이었다. 이 중 메리츠화재는 1~2년 유지율이 81.4%, 64.4%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조직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고객관리시스템이 빈약하면 보험 유지율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은 해약하면 원금도 제대로 못 받고 보장도 사라져 손해라는 것은 알지만 유지율이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다"며 "설계사 조직이 탄탄한 곳을 따져 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본 후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금감원 조사 결과 저축보험은 1~2년 내에 해지해도 환급률이 80~90%에 이르지만 종신보험은 1년 안에 깨면 원금을 모두 날리고 2년 환급률도 30%대에 그친다. 연금보험의 1년 환급률은 60.9%, 2년은 77.7%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