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72주년이었던 6월 25일도 지나 벌써 녹음이 우거지는 7월이 되었다.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는 우리 민족에게 영원히 아물지 못한 흉터가 되었지만 전후에 처참히 파괴된 이 땅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의 빛 한줄기를 보게 되었고 모두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 이 땅, 이 겨레를 일구기 위해 피땀을 흘린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있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숭고한 희생이 있었는데 바로 유엔의 평화정신 하나로 무장하고 6.25전쟁에 참전한 각국의 참전병들이다.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전쟁은 미리 준비하고 남침한 북한군의 일방적인 승리가 계속되었다. 이대로라면 낙동강 최후 방어선마저 깨지고 전쟁이 시작된지 단 3일만에 한반도 전체가 북한군의 손아귀에 들어갈 상황이었다.
하지만 6월 27일 미군의 참전은 한반도의 운명을 뒤바꾸어 놓았다. 미군의 참전과 함께 1950년 7월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한반도의 유엔 군사 활동을 위해 미국에 최고지휘권을 위임하였고, 맥아더가 유엔군 총사령관에 임명되면서 유엔군의 파견이 결정되었다. 세계 여러 나라가 한국의 평화를 위해서 전쟁의 참화 속으로 투입된 것이었다.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여 전세를 역전시킨 이후부터 북한군에는 중공군이 합세하여 양측 간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계속되는 동안 전쟁의 피해는 점점 더 커져갔다. 1953년 7월 27일, 오랜 정전협상 끝에 정식적으로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전쟁은 남북한 땅을 황폐하게 만든 것은 물론이고, 유엔군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는데, 유엔참전용사 가운데 무려 4만 명 이상이 희생을 당했다.
7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정전협정 69주년 기념의 날이기도 하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는 한국전쟁의 유엔전사자를 기리기 위한 ‘유엔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공원은 1951년 유엔군 사령부가 전쟁 당시 한국에 파병된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안장하기 위하여 조성한 유엔군 묘지에서 시작했으며, 1955년 유엔총회에서 세계 유일의 묘지로 지명한 ‘유엔기념묘지’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공원을 아직 방문해 보지 못한 분들은 기념일을 맞아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곳에서 우리는 72년 전 이 땅의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피와 땀을 흘리고, 목숨을 바친 고결한 영령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속으로나마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우리’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