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제11민사단독(성금석 부장판사)은 지난 3일, 적절한 검사와 진료를 시행하지 않아 숨진 환자 A씨 가족이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과 의사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9월 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췌장절제수술을 받고 퇴원했고, 수술 합병증의 하나인 '췌장루'는 발견되지 않았었다.
췌장루는 췌관 손상으로 췌장액이 체장관 밖으로 흘러나와 주변 조직이나 피부 바깥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후 무력감 등을 호소한 A씨가 재입원했지만, 병원 측은 CT검사를 하지 않은 채 '위염'소견을 내고 '회복·호전됐다'며 퇴원시켰다.
결국 A씨는 전신무력감, 토혈, 장기 손상 등으로 같은 해 10월 숨지고 말았다.
원고 측은 "재입원했을 때 토혈, 혈변 등의 증상을 말했지만,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증상 호전으로 간주해 퇴원시킨 바람에 '췌장루'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환자가 재입원했을 때 CT 등 정밀한 검사와 진료를 시행하지 않아 업무상 과실로 판단된다"며 “다만, 생존률이 10%인 점 등을 참작해 손해배상 책임을 60%로 한정”한다고 판결했다. 이혜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