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돌지 않으면 생산이 없다. 만 원짜리 한 장이 주머니에 있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만 원짜리 한 장이 돌게 되면 그때마다 만 원어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국밥 한 그릇 사먹으면 식당이 돌아가고, 책을 한 권 사면 출판이 돌아가며, 주식에 투자를 하면 산업이 돌아가서 1만 원이 3만 원 100만원으로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물이 돌지 않으면 생명이 없다. 물 한 단지를 담아두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물 한 단지가 돌게 되면 그때마다 물 한 단지만큼 뭇 생명을 창조한다. 산야에 내리면 초목이 우거지고, 논밭에 스며들면 곡식이 자라고, 하천에 흐르면 생활·공업용수로 인간과 뭇 생명을 살리고 인류문명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인 필자는 근검절약하는 저축이 최고의 생활경제라고 배웠지만 지금은 투기에 가까운 과감한 투자개념으로 바뀐 것 같다. 이른바 ‘재테크’라는 말로 부동산, 금융 등으로 재산증식을 극대화 하다보니 예상하지 못한 실패로 빚을 지게 되자, ‘빚테크’, ‘빚투’라는 말까지 등장하여 마이너스통장 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학적으로 마이너스 개념을 생각해보면 경제적으로 이해를 할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플러스, 마이너스 방향은 달라도 그 값은 같다지만, 무한대로 신용을 담보해주지 않으면 마이너스로 계속 유지할 수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만약에 마이너스 선순환도 이루어질 수 있다면 꿈같은 해방경제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아무튼 돈이 돌면 어떤 형태로든 경제가 활성화되고, 물이 돌면 생명이 왕성해진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특히, 물은 삼라만상 우주에서 유일한 생명의 근원으로 이 세상 어떤 것과도 화합하지 않는 완벽한 생명체다. 또한 하늘, 땅, 지하, 물질, 생명체 등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해도 그 본성이 변하지 않는 영원불멸의 신비다.
그런데도 낙동강은 물길을 막아서 녹조가 창궐하고 농작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청산가리의 100배나 독하고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마이크로시스틴은, 공기로도 날려서 코에서 시아노박테리아가 혈관으로 흡수되면 마시는 것 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데, 그 물에서 수상스키를 타라니 간이 부은 사람들이다.
더군다나 그 사업주체가 지방자치단체 행정기관이라니, 간이 부은 것이 아니라 돈에 눈이 먼 당달봉사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지난해 환경단체에서 측정한 4대강 녹조에서 낙동강은 무한대로 검출된바 있다. WHO와 미국 환경청(EPA)의 먹는 물 기준 1ppb(1/10억)의 4900배, 물놀이 기준 20ppb의 245배나 되는 충격적인 수치였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이지영 환경보건학과교수는 녹조지역이 1% 증가하면 비알콜성간질환자 사망률이 0.3% 증가한다는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한국 4대강 유역에서도 녹조가 증가하면서 비알콜성간질환도 늘어났다고 밝힌바 있다.
일본 신슈대 박호동 교수는 농업용수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1500ppb나 검출되었다면 농산물에 축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재로 올해 환경운동연합 등이 낙동강하류의 쌀 2건을 검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3.18, 2.53㎍/㎏ 검출되었다. 성인이 하루 300g 쌀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0.945㎍ 마이크로시스틴을 섭취하게 되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간 병변 독성기준의 2.48배, 생식 독성기준의 8.83배를 초과하고, 프랑스 생식 독성기준의 15.9배를 초과하는 수치라고 한다.
이제 광산·제련소 중금속 50년, 공단폐수 화학물질 30년, 녹조 마이크로시스틴 10년을 키운 낙동강 암살자들의 잠복기는 끝났다. 가뭄에 축적된 암살자들이 밥상까지 침투할 수 있는 위기다. 낙동강유역 농업용수를 지상저수시설로 대체하고, 강물은 흘려보내야 한다. 낙동강물이 흘러야 1300만 생명을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