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좌장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여부를 좀처럼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동안, 친박계 중진들은 너도나도 당권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간 출마를 고심하고 있던 친박계 5선 이주영 의원은 3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8대 국회 말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황우여 대표와 함께 당내 쇄신그룹의 맏형으로 활동해오다가 현 정부 들어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되며 '신친박'으로 분류되고 있다. 4선의 한선교 의원도 당 대표 출마를 검토중에 있다. 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과 오랜 친구 사이로 '원조 친박'으로 불려왔지만 최근에는 친박 핵심 의원들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또다른 친박계 중진 홍문종 의원도 당 대표 출마를 준비 중에 있다. 홍 의원은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다 친박 2선 후퇴론 분위기에 밀려 출마를 접었다. 이번 전대는 반드시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 당시 KBS 보도국장에 전화를 걸어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선 이정현 의원도 출마 방침이다. 그는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도전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친박계 내부 교통정리와 관계없이 호남 대표론을 내세우며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밝혀 친박계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밖에 '신친박' 원유철 전 원내대표 역시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원 전 원내대표는 최근 뉴시스와 만나 "어느 쪽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당에 기여하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이처럼 친박은 당권 주자만 5명에 이르지만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겠다는 친박은 아직 한명도 없다. 반면 비박계는 당권 주자로 정병국 김용태 의원 2명 정도만 거론되고, 최고위원에는 강석호 김성태 홍문표 이혜훈 이은재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당권을 친박에 내 주더라도 당 지도부인 최고위에 비박계 주자들을 최대한 많이 배치하겠다는 비박계의 전략이다. 이같은 친박계 당권 주자 난립 현상은 최경환 의원이 거취를 정하지 못한데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만 없으면 나라고 당권을 못잡겠느냐"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친박계 중진들의 출마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는 거다. 최근 일부 친박계 인사들이 사석에서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는 최경환 의원이 전대 후보로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최 의원의 전대 불출마 설을 흘리고 다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최 의원이 불출마 할 경우, 친박계 후보간 내부 교통정리에 실패하면서 당권은 비박계로 넘어갈 공산이 더 크다"면서 "친박계가 최 의원으로 통일되지 않으면 다른 친박 후보를 밀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친박계 일부 의원들은 최근 최 의원을 찾아가 당 대표 출마를 설득 중이라는 후문이다. 그러나 최 의원이 출마를 결심 하더라도 다른 친박계 당권 주자들을 어떻게 주저앉히느냐가 관건이다. 최 의원 보다 선수(選數)가 높은 이주영 의원의 경우 최고위원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일각에서는 최 의원의 출마 시, 비박계가 이주영 의원과 연대해 '최경환 저지'에 나선다는 설도 있다. 독자 출마 방침인 이정현 의원의 경우 호남대의원과 친박계에 적잖은 표심을 확보하고 있어 이 부분도 전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래저래 최 의원의 고민은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