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시중은행들과 모여 대우조선해양 지원 확약서를 만든다. 대우조선 지원에 대한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의 합의를 문서화, 사채권자들을 적극 설득하겠다는 전력으로 풀이된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대우조선에 여신을 공급한 시중은행들과 실무자회의를 갖는다. 대우조선 지원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입장을 최종 확인하는 게 이번 회의의 목적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3일 발표된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에 따라 무담보채권 7000억원 가운데 80%(5600억원)는 출자전환하고 20%(1400억원)는 만기를 5년 연장해주기로 했다. 향후 대우조선이 신규 수주에 나설 때 선수금환급보증(RG)을 어떤 식으로 발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협의를 한다. 회의 참석 금융기관들은 빠르면 이달 내에 합의 내용을 문서화할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오늘부터 대우조선에 여신을 제공한 시중은행들과 모여 실무자회의를 진행한다"며 "대우조선 채무조정에 대한 내용들은 최종 확인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이를 문서로 남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체로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책은행과 같이 신규지원을 할 필요가 없는 데다 향후 채무조정 합의가 깨져 대우조선 구조조정이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Pre-Packaged Plan)에 돌입하게 되면 그때 쌓아야 할 충당금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채권은행간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구두 합의 내용을 문서화하는 이유는 사채권자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우조선은 다음달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5회에 걸쳐 사채권자집회를 진행한다. 이 집회에서 대우조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약 1조5000억원에 대해 50% 출자전환(7500억원)과 50% 만기연장 등의 내용을 담은 채무조정안을 의결한다.채권은행들이 채무조정에 합의하더라도 사채권자집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넣는 조건부 구조조정안은 무산되고 P플랜이 가동된다. 결국 대우조선 구조조정의 열쇠는 사채권자들이 쥐고 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P플랜이 가동됐을 경우 입을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라며 "반면 사채권자들은 각자 입장이 달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은행들이 사채권자들을 직접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기존 합의안을 문서화함으로써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