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9일 황해북도 황주군 일대에서 발사한 노동(사거리 1300㎞) 계열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이 '고각(高角) 발사'로 최소 150㎞ 이상 솟구친 뒤 600여㎞를 날아갔던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의 요격 범위인 고도 40~150㎞를 벗어나는 것이어서, 북한의 '사드 무용지물' 주장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에 대해 "북한이 황주 지역에서 노동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하더라도 종말단계(미사일이 포물선으로 날아오다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단계)에서 성주 지역에 배치될 사드로 요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중 1발의 비행고도가 적어도 150㎞ 이상 올라갔던 것으로 안다"며 "북한이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할 경우 사드로 요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이와 관련,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에서 높은 각도로 노동미사일을 발사해 종말단계에서의 사드 요격미사일의 요격 범위(40~150㎞ 고도)와 사거리(200㎞)를 벗어나게 한 뒤 남한 후방지역을 타격할 수 있도록 의도적인 고각 발사를 진행했을 것으로 분석했었다.군 당국은 "성주에 배치될 사드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미사일이 솟아오른 뒤 떨어지는 단계에서는 사드의 요격 범위 안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도 떨어질 때에는 40~150㎞의 요격 범위 안에 들어온다"면서 "성주 상공을 지날 때의 비행고도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으나 150㎞ 이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그렇기 때문에 사드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드 요격 범위보다 더 낮은 고도(40㎞ 이하)로 진입하게 되면 패트리엇(요격 고도 15~40㎞)으로 잡으면 된다. 단 한 발의 미사일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패트리엇과 사드 등 '다층 방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국방부 역시 이날 오후 '북한의 노동미사일 고각 발사 시 사드의 요격 능력에 대한 입장'을 별도로 내고 "성주 지역은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드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드의 구체적인 능력에 대해 논하는 것은 군사 작전 보안상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그러나 북한이 향후 발사 각도를 더욱 높게 조정해 사드의 요격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시험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또한, 군 당국이 사드의 요격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2분의 1~3분의 2 범위까지 방어할 수 있다"는 추상적인 설명만 내놓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