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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나쁜 선례’ 자살보험금 사태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3.19 14:35 수정 2017.03.19 14:35

‘징계후 약속이행 땐 수위 낮추기’‘징계후 약속이행 땐 수위 낮추기’

자살보험금을 결국 내기로 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제재 수위가 낮아졌다. '징계를 받아보니 수위가 너무 높다'고 생각될 경우 약속 이행을 발표하면 제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선례가 남았고, 이를 악용할 우려도 생겨났다는 지적이 높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징계수위를 낮췄고 이를 금감원장 결재나 금융위원회 부의를 통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자살을 재해로 보고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약관에 따라 보험상품을 팔고도 자살에 일반 사망보험금만 지급한 보험사에 대해 약속을 이행하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도 있고 배임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결국 금감원은 수 차례 강조한대로 대표이사에 대한 문책경고와 영업정지 처분 등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연임을 준비하던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바람은 이뤄질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삼성생명이 돌연 태도를 바꿨다. 삼성생명은 '소비자의 신뢰 회복은 물론 FC들의 생업 등이 달렸다'며 자살보험금 전액을 내겠다고 발표했다. 한화생명도 결국 이에 합류했다. 이번엔 금감원이 재제심의위원회를 다시 열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후 수습 노력을 감안했다"며 새 제재안을 발표했다. 대표이사에 대한 징계는 주의적 경고로 경감됐다. 영업정지는 기관경고로 낮아졌다. 징계를 결정하기 직전 자살보험금 전건을 지급하겠다던 교보생명은 영업정지를 받았지만,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는 영업정지 처분은 빠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그동안 밀렸던 이자까지 포함해 전액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이자를 제외한 보험금을 주는 교보생명과 다르다"고 설명했다.금융권 관계자는 "모든 금융회사가 일정 비율에 따라 금감원에 분담금을 낸다"며 "때문에 금감원이 금융사를 무조건 윽박지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자살보험금은 기존 징계와는 다른 특수한 경우였다"며 "결국 소비자와 약속을 지켰고 또 서로 어렵게 결정한 것이니 나쁘게만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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