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부른다. 덧붙여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집단이라 여기며, 능동적이지 못하다고 치부한다. 또한 표리부동, 무사안일로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집단으로 오해하며 공무원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그들이 처한 문제를 바르게 보려고 했는지, 변화를 요구하는 우리는 변화가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흔히 사회가 변화하면 그때 우리가 변할 것이라고 한다.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데 우리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냐고 한다. 더욱이 개인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새로운 시대 변화에 스스로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가공무원법 제7장에서 각종 의무의 목록을 규정하고 있으며, 여러 의무 중 제56조의 “공무원은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라는 성실의무가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무로 명시되어 있다. 성실의무는 윤리적 의무를 갖는 의무로 설명되어 있고, 위반 시 곧바로 징계사유가 된다.
이처럼 우리는 공무원에게 성실의무만을 요구하고, 이에 걸맞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지 않는 건 아닐까. 공무원은 나라와 지역에 재난이 닥치면 누구보다 먼저 일선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또한 헌신과 봉사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며, 주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몸 바쳐 일한다. 국가 위기 시에 이들이 없다면 국가 존립도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진정으로 행복감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는지 살펴서 따져봐야 한다. 하고 싶은 것과 하는 것의 행복감의 척도는 분명히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란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요, 인간 존재의 총체적 목표이자 끝이다”라고 했으며, 스톰 제임슨은 “행복은 깊이 느끼고 단순하게 즐기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삶에 도전하며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능력에서 나온다”라고 했다.
공무원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첫째,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인정받는 인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절차적 투명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일 중심으로 부서 배치를 하고,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인사 가점을 주어 고생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실현해야 한다. 가령 투자 유치, 인구 증가에서 성과를 내거나, 기피 부서에서 고생한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여성이 마음 놓고 근무할 수 있는 여건과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육아휴직 공무원에 대해 승진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 육아 휴직자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해소하고, 출산과 양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육아휴직 기간 내 전체를 근무 기간으로 인정해 승진 심사에 적용해야 한다. 또한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 임금 상한액의 100%로 하고 마음 놓고 휴직할 수 있게 대체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셋째, 매월 혁신 교육으로 공무원의 의식 변화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장과 직원이 함께 교육을 받고, 토론을 하며 의사소통을 통해 상하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에서 업무를 원활히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덧붙여 각종 회의 시 보고방식에서 탈피하여 주요 현안, 이슈 중심 집중 설명방식으로 전환하여 일하는 분위기 조성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넷째, 일하기 좋은 창의적 사무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업무 특성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 책상이 일자로 나열되어 있고 직급이 높을수록 안쪽에 배치된 획일적인 공간이 아닌, 업무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통해 자율성을 보장받으며 조직의 목표와 나의 가치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청 내에 체력단련장과 샤워 시설 등을 마련하여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하며, 사기 진작과 직원 간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행복은 좀처럼 쉽게 오지 않는다.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공무원에게 신바람 나는 직장을 만들어준다면 시민에게, 나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 최고의 덕목은 청렴과 친절이다. 이를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하고, 행복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올바른 공직문화 조성에 힘을 보태자. 함께 변화를 시도하자.
공무원이 행복해야 진정으로 시민이 행복하다. 공무원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