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들썩이며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치솟고 있지만 예금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은행들이 시장 불확실성을 틈타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을 벌리는 식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현재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시중은행 상품의 예금금리(12개월 기준)는 1%대 초반대로 대부분 작년 6월 이후 요지부동이다.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이 작년 6월9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하자 일제히 수신금리를 낮췄다.반대로 대출금리는 오름세다.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작년 8월 이후 지속적으로 뛰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5%에 육박했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수신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은행으로 돈이 몰리고 있어 굳이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실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은 지난해 말 기준 1017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은 자금 이탈이 발견되기 전에는 금리를 올릴 계획이 없는 모양새다.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역설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고 불확실성이 클 때 은행들이 시장 변동성을 틈타 예대마진을 벌려 폭리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출금리는 시장금리를 반영해 올리고 예금금리는 수개월째 그래도 두는 것은 되레 시장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어서 당국이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