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대부업체에서 나간 대출 가운데 이자총액이 대출원금보다 많은 사례가 주요 업체에만 5만건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대부업계는 대출 금리가 연 30%에 육박해 저신용자가 빚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 대출 가운데 이자총액이 원금의 100%를 웃도는 대출(연체채권 기준)은 모두 4만6042건이었다.구간별로 보면 100만원 미만 1144건, 100만원~1000만원 미만 3만1526건, 1000만원~1억원 미만 1만3372건이었다. 1억원 초과 대출은 없었다. 해당 조사는 대형 대부업체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전체 대부업체에 쌓여 있는 원금 초과 대출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등록 대부업체는 9365개다. 앞서 의원실이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자가 원금보다 많은 대출이 상당수 발견됐다.지난해 11월 기준 저축은행에서 이자총액이 대출취급액을 초과하는 연체채권은 모두 1만2750건(연체이자 5548억원)으로 집계됐다.100만~1000만원 미만이 7863건으로 가장 많고 1000만~1억원 미만이 4543건으로 뒤를 이었다. 100만원 미만은 25건에 그친 반면 1억원 이상은 319건이나 됐다.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는 1638건(연체이자 583억원),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은 811건(연체이자 299억원)이 이자가 원금보다 많았다.지금까지 금감원이 파악한 금융회사에만 6만1241건에 달하는 대출이 이자총액이 원금의 100%를 초과했다.지난해 3월 법정 최고금리가 34.9%에서 27.9%로 낮아졌지만 과거에 내준 대출은 소급 적용이 안돼 대다수 대부업체는 현재까지도 실질 평균 금리가 30% 안팎에 달한다. 대출 만기가 3년 이상이면 이자율이 100%에 달하는 셈이다.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낮추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민 의원은 "고금리 대출에 대한 상환부담으로 이자총액이 대출원금의 100%를 초과하는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도 나타났다"며 "대출원금을 초과하는 이자총액을 받지 못하도록 제한해 고금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대출 부담을 경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민 의원은 이와 관련 이자총액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의원실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2015년 1월부터 고금리 단기 신용대출에 한해 이자율상한규제에서 대출관련 모든 비용(대출이자, 연체수수료, 연체이자 등)이 대출원금의 100%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