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경제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공동으로 ICT분야 1516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ICT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업황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내수·수출이 가장 큰 부진요인(87.8%)으로 지목되면서 BSI는 2월 보다 5포인트 하락한 85로 전망됐다. 지난달 ICT 업황은 90으로 전월(88)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3월 업황 부진요인은 대중소기업 모두 내수와 수출 침체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 3월 업황 BSI는 정보통신방송기기 80, 정보통신방송서비스 87, 소프트웨어 87로 전반적인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통신서비스 중 무선통신서비스는 BSI가 100으로 2월 업황과 비슷하고, 다른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3월 업황 전망BSI는 제품재고와 생산설비만 100에서 101로 전월대비 상승했으며, 고용수준(97→95)·설비투자실행(98→97)·자금사정(91→88) 등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3월 기업경영판단 BSI는 생산증가율 88, 내수판매 88, 수출 93, 가동률 92, 채산성 87로 2월 업황과 비교해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3월 업황 부진은 기기 부문에서 수출 부진과 함께 국제경기, 사업영역, 고정비용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ICT 업황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의 지속적인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불안, 한미FTA이슈, 사드 배치 관련 중국의 경제보복 등 대외 불안요인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가 악화되면서 ICT 뿐 아니라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한국 시장 진출을 늦추는 분위기다. 실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과 웨이보로 유명한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는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예정했던 '텐센트 브랜드 솔루션' 행사를 돌연 연기했다. 텐센트의 국내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텐센트의 베니 호 수석이사가 개인사정을 이유로 한국 방문이 어렵게 됐다"며 "행사를 잠정적으로 연기한다"고 전했다. 게임 업계도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금지·제한령)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액토즈소프트 구오 하이빈 대표이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공식적으로 한국 게임을 제한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도 "판호(게임 인허가)에 대한 심사 기준이 엄격해진 것은 맞다. 심사 기간도 길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의 경제 보복에 국제법적 절차에 따른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최근 중국 내 일련의 조치는 상호 호혜적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부당한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업계와 긴밀히 공조해 세계무역기구(WTO) 및 한중 FTA 등 국제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