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사회를 통해 권오준 회장의 연임을 확정한 포스코가 본격적인 경영체질 개선에 나선다.권오준 체제 1기 동안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미래 성장사업 발굴과 무역·건설·에너지 등 그룹사 경영 전반에 힘을 준다.매 정권 교체기마다 외풍에 흔들린다는 지적도 여전한 만큼 이참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각오로 공식 후계자 육성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다.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2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권오준 회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영 방식을 예고하고 있다.가장 큰 변화는 포스코 내 COO(최고운영책임자) 체제가 신설된 점이다. 그간 권 회장이 포스코 내 철강사업을 직접 챙겼지만 앞으로는 COO에게 이를 일임한다. 신임 COO로는 철강 마케팅 전문가 오인환 사장이 임명됐다.이는 지난 3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치며 철강사업 경쟁력과 재무 안전성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는 지속적인 시황부진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리며 지난해 영업이익률 10.8%(개별 기준)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재무건전성도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포스코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각 17.4%, 마이너스(-) 1086억원이다. 다만 철강 외 무역·건설·에너지 등 사업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는 권 회장이 이 부분에 모든 역량을 쏟게 된다.미래 성장동력 확보도 권 회장의 몫이다. 권 회장은 신소재 중에서도 리튬을 특히 밀고 있는데 최근 광양제철소 내 연산 2500t 규모의 리튬 생산 공장을 국내 최초로 준공하기도 했다.리튬은 스마트폰·노트북·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제작에 사용되는 이차전지의 주원료다. 포스코는 리튬을 비롯한 신소재 개발에만 올해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COO가 단순히 철강부문장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차기 회장 후보로서 능력을 검증받는 자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 자체적으로 후계자 육성 시스템을 마련해 직접 경영자 훈련에 나선다는 것이다.이는 "더 이상의 정치권 낙하산은 없다"라는 포스코의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대개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각종 구설에 오르며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기도 했다. 공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가 민영화된 지 17년이 다 됐지만 여전히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한편 포스코 이사회 역시 지난달 권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며 비철강 부문 개혁과 후계자 육성 및 경영자 훈련 프로세스 활성화 방안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