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 누적 20조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6년만에 당기 흑자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총수입액은 55조7195억원, 총지출은 52조6339억원으로, 3조856억원의 흑자를 냈다. 건보 재정은 지난해에도 6년째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누적수지는 지난해말 기준 20조656억원을 기록했다.다만 흑자 규모는 전년 4조1728억원에 비해 26.1% 감소했다. 건보 재정이 지난 2011년 6008억원 흑자를 기록한 이래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는 총수입 증가세는 둔화되는데 비해 총지출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가파르기 때문이다.건보재정 총수입은 전년 52조4009억원에서 6.3%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1년 13.2% ▲2012년 10.1% ▲2013년 8.0% ▲2014년 7.4% ▲2015년 8.0%와 비교해 최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담배값 인상 등에 따른 담배부담금이 2015년 1조5185억 원에서 지난해 1조8914억 원으로 24.6% 늘어났음에도 최근 몇 년간 1%대의 낮은 건보료 인상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국고지원금 감소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국고지원금은 5조4653억원으로 전년 5조8679억원보다 7.4% 감소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정부는 매년 건강보험 수입의 20%(일반회계 14%+건강증진기금 6%)를 국고로 지원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실제 지원한 금액은 15% 내외로 이마저도 올해로 국고지원과 관련한 한시 규정이 종료될 전망이다.반면 건보 지출은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지난해 총지출 증가율은 9.1%로 2015년(9.8%)에 이어 2년 연속 총수입 증가율을 웃돌았다.총지출 증가율은 ▲2011년 7.2% ▲2012년 3.8% ▲2013년 7.0% ▲2014년 5.7% 수준이었으나 2015년도 들어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9%대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앞으로 고령화 가속화와 저출산 등 인구문제와 만성질환 관리문제 등으로 갈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는 추세다. 정부는 올해도 임신·출산 등 4개 분야 6개 세부과제에 대해 약 4025억~4715억원 규모의 보장성 확대 추진하기로 한 상태다.건보 재정 당기흑자 감소세가 건보 재정부담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여기에 현재 정부와 국회가 추진중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까지 감안하면 앞으로도 재정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3단계로 마련한 부과체계 개편 정부안에 따르면 최대 연 2조 원 이상의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지출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