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종합뉴스 경제

‘전안법 시행 파장 확산’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2.05 15:29 수정 2017.02.05 15:29

소상공인 타격 불가피…“장사 접으라는 것” 반발소상공인 타격 불가피…“장사 접으라는 것” 반발

지난달 28일 시행에 들어간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와 정부가 현실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법을 바꿔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죽이고 물가상승을 부추긴다는 비난여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부 수입유통업자들은 서명운동 진행과 함께 헌법소원을 청구키로 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전안법은 전기용품에 적용되던 전기용품안전관리법과 의류·잡화 등 생활용품에 따로 적용되던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을 통합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법 시행에 따라 공산품 중 전기·유아용품에만 국한됐던 KC 인증 의무가 의류, 잡화 등 신체에 직접 접촉하는 대부분의 용품으로 확대됐다. KC인증을 받지 않았거나 KC인증표시를 하지 않은 전기용품·생활용품은 제조, 수입, 판매, 구매대행, 판매중개를 할 수 없다. 제조업자 뿐만 아니라 의류·잡화 등을 수입하는 소규모 수입·유통업자들도 모두 품목별로 20만~3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치르고 KC인증을 받아 인터넷에 게시, 보관해야 한다. 옷의 경우 제품 모델이나 원단마다 각각 KC인증을 받아야 한다. 여러 가지 원단을 사용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영세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KC인증 한 건당 비용이 10~3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원단 3개씩을 사용해 한 달에 20가지의 옷을 만들 경우 원단에만 월 600~1800만원의 KC인증 비용이 드는 셈이다. 동대문에서 여성의류 등을 구매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B씨는 "모델별로 각각 검사를 받아야 하고, 지퍼나 액세서리 등 부자재들도 모두 각각 인증을 받아야 해 영세 소상공인으로서는 넘을 수 없는 법"이라며 "장사를 다 접으라는 이야기"라고 분통을 터트렸다.해외직구를 돕는 구매대행 업체들은 더욱 황당하다. 구매대행을 하기위해 수입제품에 대해 하나하나 비용을 들여 KC인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매대행 제품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소비자의 집으로 곧바로 가기 때문에 정부가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현실성을 검토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안법을 위반할 경우 부가되는 과태료도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 수준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일부 핵심조항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생활용품 중 공급자적합성확인제품에 대해서는 올 연말까지 인증마크를 게시하지 않아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생활용품의 제조·수입업자 관련서류(제품설명서, 시험결과서 등) 보관 의무도 올해 연말까지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한시적 유예일 뿐이라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정부가 불황과 물가인상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서민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핸드메이드로 귀걸이와 팔찌 등을 만들어 개인쇼핑몰에서 판매하는 A씨는 "원자재 비용보다 KC인증을 위한 검사비가 더 들 상황"이라며 "현실을 모르는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병행수입업체를 운영하는 B씨 역시 "19대 국회는 공청회도 제대로 하지 않고 법을 통과시켰다"며 "판매자들은 정부가 책임도 지지 않는 인증을 비싸게 받고 그것이 결국 소비자 가격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