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종합뉴스 경제

‘4대 불확실성’ 산업계 ‘먹구름’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1.31 16:09 수정 2017.01.31 16:09

국내정치·中 하방압박·美금리 인상·보호무역주의 확산국내정치·中 하방압박·美금리 인상·보호무역주의 확산

올 한해 우리 산업계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영향 때문에 흐릴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대선을 비롯한 국내정치의 향배, 하방압박에 직면한 중국경기, 미국금리 인상과 후폭풍, 그리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4가지 먹구름이 몰려올 것이란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2017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IT·가전산업만 '맑음'으로 관측됐고 건설, 정유·유화, 기계 등 3개 업종은 '구름조금', 철강, 섬유·의류 등 2개 업종은 '흐림', 그리고 조선, 자동차 등 2개 업종은'눈 또는 비'로 예보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4차 산업혁명의 수혜가 기대되는 IT·가전, 산유국 설비투자 재개수혜 등이 기대되는 기계 업종은 1단계 호전된 반면 정유·유화는 중국시장의 자급확대로, 건설은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1단계 악화됐다. 올해 가장 쾌청한 IT·가전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존 PC, 스마트폰 위주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같은 신기술․신제품으로 적용범위가 급격히 확대 중인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고성능의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성장세도 빨라 지난해 773억달러였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는 올해 853억달러로 10.3% 증가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스마트폰 화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CD 액정 대신 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95% 이상인 OLED로 교체될 것이라는 점, 9월말‘단통법’상 보조금 상한제가 종료되면 고급형 스마트폰 구매수요가 늘어날 것인 점도 긍정요인이다. 호황을 보였던 건설산업은 부동산경기가 둔화될 전망이지만 '구름조금'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1.3 부동산 안정화대책, 올해 금리인상 전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대규모 입주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건설경기는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기존 수주계약 이행 등으로 주택건설투자 감소세는 제한적일 것인 점, 유가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발주가 재개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건설경기는 구름 속 햇볕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유․유화 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정유는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중국이 환경기준을 강화한데 따른 국내산 경유의 반사이익 등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10.7%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화학은 최대수요처인 중국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의 생산시설 가동중단 및 교체 등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돼 수익성은 유지될 것이나,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기계산업은 해외 인프라투자 확대의 영향으로‘구름조금’으로 예측됐다. 신흥국의 노후 건설기계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유가상승에 따른 산유국의 설비투자 재개,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재정확장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중국산 기계제품이 기술력이 높아지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수입규제가 겹쳐 '구름'으로 예보됐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이상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태국, 인도,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여기에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국내수요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다만 글로벌 과잉공급의 진원지이자 세계 철강의 50%를 생산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감산조치를 본격화했고 철강재가격 상승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경기회복세가 약해 철강경기 불황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섬유·의류도 '구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의 저가 물량공세와 모바일․인터넷 거래확대로 단가하락, 생산감소가 예상된다. 그나마 새로운 의류생산기지로 부상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베트남으로의 수출도 'TPP 무산 가능성'으로 타격을 받게 됐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강세, 원화약세가 두드러지면 수출경쟁력이 나아질 것이란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조선은 구조조정과 수주절벽의 직격탄을 맞으며‘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전세계 무역량 감소로 수주가뭄이 계속되고, 구조조정으로 건조물량 취소와 계약취소 등 일감부족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조선산업은 과당출혈경쟁과 구조조정 적기를 놓쳐 10년전(2008년) 중국에 추월당한데 이어 작년에는 수주잔량마저 일본에 재역전당해 세계 3위로 내려앉았다. 해운산업 약화로 외국에 비해 자국발주가 여의치 않은 것도 일감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2020년 전세계 선박 환경규제가 시행되는데, 내년 하반기 정도는 되어야 선박교체 관련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어떻게든 그때까지 버티는 게 최우선과제”라고 전하기도 했다.자동차도 내수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내 투자압박의 삼중고가 겹치며‘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0.4% 감소)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마저 내수시장 잠식에 나서 경쟁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도 미 신정부가 자국생산․판매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 업체는 타국 업체(평균 67.5%)에 비해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낮고, 관련 이슈를 논의할 한미정상회담이 주요국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한시적용되는 노후 경유차 교체 세제지원(승용차 개별소비세 70% 감면, 화물·승합차 취득세 50% 감면), 고급브랜드 해외런칭 확대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기대된다.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심리경기가 바닥인데다가 대외상황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 매우 위협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산업계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들이 글로벌시장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는 한국산업을 위해 관심 갖고 응원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