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난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을 지낸 김하늘은 미국 진출을 위해 2013년 10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에 도전하려 했지만 전년도 우승한 국내 투어 일정과 겹쳐 포기했다.Q스쿨에 참가했다가는 우승 상금으로 받았던 1억2000만원을 벌금으로 내야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하늘은 결국 LPGA 투어 진출의 꿈을 접었다. #2. 지난해 KLPGA 투어 7승을 거둔 박성현도 야심차게 LPGA 투어 진출을 선언했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올해 빡빡한 LPGA 일정을 소화하면서 6개 국내 대회에도 참가해야하기 때문이다.만약 박성현이 작년에 우승한 대회에 불참할 경우 우승 상금 전액을 벌금으로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디펜딩 대회만 6개로 현지 적응에 애를 먹을 수 있다.KLPGA 정규투어 전년도 우승자가 대회에 불참할 경우 상금 전액을 벌금으로 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관련 조항에 대한 개정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KLPGA 관계자는 19일 "디펜딩 챔피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우승했던 대회에 불참했을 경우 부과하는 벌금 규정을 보다 현실화하기 위해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KLPGA 투어 규정(제3장 제14조 제2항)에 따르면 '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해 동일 대회에 정당한 사유(천재지변, 본인 결혼 또는 입원, 출산, 4촌 이내 친척의 사망, 해외 투어 진출 등) 외에 불참하면 전년도에 받은 상금 전액을 벌금으로 징수한다'고 돼 있다.이 조항은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크게 늘자 지난 2013년 타이틀 방어전 불참시 우승 상금의 50%를 벌금으로 징수하던 것을 100%로 강화한 것이다. 정상급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자칫 국내 투어가 위축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타이틀 스폰서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는 골프 대회 특성상 우수 선수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도 있었다.그러나 이 조항은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다.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이 국내 대회를 병행하면서 무리하게 대회 출전을 강행하다보니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뿐더러 부상 위험성을 높일 수도 있다.LPGA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도 유사한 상벌규정이 있지만 국내 규정과 비교해 너무나 가혹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그 동안 KLPGA 투어에서 전년도 우승자가 타이틀 방어전에 참가하지 않아 벌금을 낸 사례는 아직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고, 해외 투어와 비교했을 때도 벌금 자체가 가혹할 정도로 거액이다 보니 제대로 적용하기 힘든 유명무실한 조항이 됐다. 따라서 KLPGA는 전년도 우승자의 의무 출전 규정을 다소 완화하고 벌금 규모도 보다 현실화하기로 했다.벌금 규모를 대폭 줄이는 대신 국내 대회 출전에 제한을 주는 식의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KLPGA 관계자는 "해외 투어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 충분한 검토를 통해 보다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개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