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는 주문에 이은 기적같은 역전승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대열에 올라선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22·한체대)이 정유년(丁酉年)의 목표를 '그랜드 슬램'으로 잡았다. 박상영은 18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2017년 국가대표 훈련개시식 및 체육인 신년하례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랜드 슬램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박상영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전에서 박상영은 게저 임레(42·헝가리)에게 10-14까지 끌려갔지만 내리 5점을 따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과 그해 아시아펜싱선수권을 제패한 박상영이 정복하지 못한 메이저 국제대회는 세계선수권 뿐이다. 박상영이 오는 7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상영은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가장 큰 목표다. 당연히 금메달을 따고 싶다. 이번에 금메달을 따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너무 성적에 신경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목표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올림픽 챔피언의 타이틀을 보유했다는 것은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다는 방증이자 동시에 모든 이의 경계 대상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박상영은 "상대가 분석을 할 때 바꾸려다가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큰 틀은 바꾸지 않고 작은 부분을 바꾸면서 심리 훈련을 병행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번 성적을 냈기에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여있다"고 고백한 박상영은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박상영은 "잘하려는 마음이 불안으로 이어지는데 그래서인지 좋은 과정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면서 "일상 생활의 리듬이 깨지는 경우도 많아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운동할 때는 운동하고, 밥 먹을 때 밥 먹고, 잠을 잘 때는 잠만 자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박상영은 이날 훈련 개시식에서 선수단을 대표해 선서자로 나섰다.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던 1년 전과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박상영은 "살면서 국가대표를 대표해 선서를 하는 것이 처음이다. 가문의 영광"이라며 "다음에도 좋은 성적을 내 또 선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