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탯줄혈액) 사업에 참여한 엄마들이 연구용 제대혈을 불법 유용한 차병원그룹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보건당국에 사과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제대혈 기증 및 보관 사업에 참여한 엄마들'과 '엄지당 준비위원회'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차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민간 제대혈은행에 사비를 들여 위탁 보관하거나 선행 차원에서 기증한 산모의 제대혈을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 일가와 소위 VIP들이 미용·보양을 위해 불법 시술한 사실에 분노한다"면서 "차병원과 차바이오텍은 기증·보관한 제대혈의 용처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차병원 측이 책임있는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으면 '보이콧(집단적 이용 거부운동)'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들은 "보건복지부는 제대혈 관리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위탁 보관·기증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불법 유용을 막을 법적 근거와 제도를 보완하라"고 지적했다. 제대혈은 태아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으로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와 세포의 성장·재생에 관여하는 줄기세포가 풍부하다. 백혈병 등 미래의 아이에게 발생할 수 있는 난치병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보관되는 '가족제대혈'과 공익 목적의 '기증제대혈'로 구분된다.기증제대혈은 현행법상 임상시험 연구 대상자로 등록해 질병관리본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투여받을 수 있다. 산부인과에서 출산 후 버려지는 제대혈은 산모가 연구용으로 기증하는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