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수입이 전년동기 대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89억9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6년 11월 국제수지(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달(87억2000만 달러)보다 3.1% 증가한 89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3월 이후 57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올해 1~11월 흑자 규모는 909억1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수출(국제수지 기준) 증감률은 현대차 파업과 태풍 등에 따른 자동차 생산 차질 영향이 약화되고 기계류 등의 수출이 늘면서 29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난 46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박종열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자동차 파업과 태풍 등 자동차 생산 차질 요인이 일단락된 가운데 화공품, 기계류, 반도체 수출이 늘고 철강제품 단가가 회복돼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29개월 만에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11월 품목별 수출액(통관기준)을 보면 정보통신기기(-12.6%), 선박(-34.1%)이 감소한 반면, 화공품(18.2%), 철강제품(12.3%), 기계류·정밀기기(20.8%), 반도체(11.5%), 승용차(1.4%) 등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통관기준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 증가한 45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수입 역시 2012년 2월 이후 4년9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11월 국제수지 기준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10.6% 상승한 35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기계류 수입 등이 늘었기 때문으로, 원유 도입 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은 2014년 7월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수입은 지난해 8월에 201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2개월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원유 도입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달 만인 지난해 10월 다시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수입액(통관기준)은 전년동기 대비 9.3% 증가한 37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각각 11.1%, 6.2%, 10.9% 늘었다.박 부장은 "유가상승으로 원유 수입 금액이 늘어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계류 및 정밀기기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상품수지의 흑자 규모는 전달 98억3000만 달러에서 105억2000만 달러로 7.0% 늘었다. 서비스수지의 적자규모는 전월 15억9000만 달러에서 17억4000만 달러로 확대됐다.여행수지의 적자 기조가 계속되고 해운업황 부진 등으로 운송수지 역시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지식재산권 사용료도 적자로 전환했다.11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전월 5억 달러에서 7억5000만 달러로 더 커졌고, 지식재산권 사용료도 전월(-5억1000만 달러)에 이어 3억1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의 여파가 잦아들면서 전월 1억50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던 운송수지도 다시 적자(-1억5000만 달러)로 돌아섰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