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유망주가, 2년 만에 1100만 달러(약 132억8000만원) 사나이가 됐다. 주인공은 국내 팬들에게는 생소한 권경원(25)이다. 권경원은 영생고와 동아대를 거쳐 2013년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대학 시절 ‘공 좀 찬다’는 소리를 들었다. 데뷔 첫 해 K리그 클래식 20경기를 뛰었다. 2014년에는 출전 기회가 크게 줄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정상을 동시에 바라보는 전북의 쟁쟁한 스쿼드 사이에서 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았다. 그해 K리그 출전 기록은 고작 5경기에 그쳤다. 권경원의 인생은 2015시즌을 앞두고 전북이 두바이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면서 바뀌었다. 대다수 대박이 그렇듯 초반에는 행운이 따랐다. 전북과 연습경기를 치른 알 아흘리의 코스민 올라로이우 감독이 권경원에게 제대로 꽂힌 것이다. 그때부터 올라로이우 감독의 구애가 시작됐다. 과거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그는 최강희 감독에게 권경원의 이적을 정식으로 제안했다. 유스 출신인 권경원을 중용할 계획이었던 전북은 처음에는 손사래를 쳤다. 이에 질세라 알 아흘리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덤볐다. 이쯤되자 전북도 선수의 미래를 위해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권경원은 올라로이우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등번호 21번을 달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중용됐다.그의 활약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4강전에서 알 힐랄을 상대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고, 결승전에서는 교체 없이 1,2차전을 모두 소화했다.비록 우승컵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가 가져갔지만 권경원은 챔피언스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되면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아시아 전역에 알렸다. 아시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그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 무대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권경원은 지난 1년간 아시아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명성을 쌓았다"면서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권팀들이 권경원을 보기위해 스카우트를 파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 시즌을 더 알 아흘리에서 보낸 그에게 중국슈퍼리그 소속의 톈진 취안젠이 손을 내밀었다. 톈진은 이탈리아 대표팀 주장 출신으로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파비오 칸나바로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다.2일 중국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톈진이 권경원을 데려오면서 지불한 금액은 무려 1100만 달러. 한국 선수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핫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한국 축구계를 대표하는 스타인 박지성이 2012년 퀸즈파크레인저스(QPR)로 옮긴 당시 500만 파운드(약 74억5000만원 추정)보다도 많다. 물론 중국의 비현실적인 투자 분위기와 선수의 나이, 환율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어마어마한 금액인 것만은 분명하다. 연봉은 5년 총액 총 1500만 달러(약 181억2000만원)다. 한 해 36억2000만원을 수령하는 셈이다. 참고로 지난해 K리그 연봉 1위를 기록한 레오나르도(전북)는 17억원을 받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