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풍산류씨 금계재사’가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중요민속문화재 제288호가 된 안동 풍산류씨 금계재사는 서애(西厓) 류성룡(1542~1607)의 부친인 입암(立巖) 류중영(1515~1573)의 묘소를 수호하고 묘제를 지내는 곳이다. 16세기 중반 이전에 사찰로 사용하던 건물(숭실재)을 인수해 쓰다가 18세기 초부터 영모루, 대문간채 등 여러 건물을 지어 현 모습을 이루게 됐다.금계재사는 안동시 서후면 성곡리 능골 안쪽에 있다. 주변에는 ‘안동권씨 능동재사’(중요민속문화재 제183호), ‘권태사 신도비’(경북도 문화재자료 제63호), ‘권태사 권형 묘사’ 등 재사와 묘소가 있다. 이 골짜기를 큰 무덤이 있는 골짜기라는 뜻의 ‘능골’이라고 부르는 이유다.앞에서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전저후고형 대지의 전면에 중층의 두 누각(영모루, 소루)이 높고 길게 자리한다. 뒤로 숭실재와 동부속채가 누각과 마주 보며 놓여 있다. 그 사이의 앞쪽 마당 좌·우측에는 각각 대문간채와 동재가 배치돼 전체적으로 튼‘ㅁ’자형을 이룬다. 금계재사에는 사찰에서 재실로 변화·증축돼가는 과정 등이 잘 남아있다. 특히 숭실재는 기둥 위에만 공포를 올린 주심포(柱心包) 양식과 인방(引枋)을 은폐한 벽체 구성, 영쌍창(楹雙窓) 등 17세기 전 건물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요소로 건축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인방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건너지르는 부재로 기둥을 잡아준다. 영쌍창은 문이 두 개인 쌍창의 중간에 문설주를 둔 것이다.풍산류씨 문중은 문중 재사를 담당하는 족회소(族會所)를 둬 조상의 묘소를 관리하고 조상을 숭배하는 것을 문중 내부적으로 전승할 수 있도록 했다. 족중입의(族中立議) 등의 문서를 통해 후손들이 조상을 모시는 법을 기록으로 남기는 등 유교적 이념의 확립과 조상숭배 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후손에게 거의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김욱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