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상품구조가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는 가입자의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고 그렇지 않은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줄어드는 방향으로 개선된다.과도한 실비 보장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가 급증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을지 주목된다.금융위원회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실손보험 제도 개선방안을 20일 발표했다.실손의료보험은 건강보험에서 적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의료비(비급여)를 보장하는 상품구조 등으로 인해 과잉진료, 의료쇼핑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로써 손해율 상승과 보험료 인상이 되풀이되면 향후 지속 가능성이 의문시된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지난해 말 기준 실손의료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3266만건으로 국민의 약 65%가 가입했지만 보험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 중 보험금을 타간 비율은 23.2%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손해율은 지난해 123.6%까지 상승했다. 적정 손해율 100%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결국 일부 가입자의 과잉 진료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다수의 가입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개선안은 도수치료 등 과잉진료가 빈번한 보장내역을 특약으로 분리해 의료쇼핑을 막고 소비자의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기본형은 과잉진료가 빈번한 보장내역을 뺀 대신 보험료가 평균 25% 싸다. 특약은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등 3개 진료군으로 분리되며 본인부담비율을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보험금 무청구자에 대한 할인제도도 시행된다.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다음해 보험료를 1년간 10% 이상 할인할 방침이다.소비자가 필수적 진료를 받는데 주저하지 않도록 보험금 미청구 여부 판단 시 급여 본인부담금 및 4대 중증질환(암, 뇌혈관질환, 심장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관련 비급여 의료비는 제외된다.보험업계는 손해율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과잉진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의료계의 협조가 꼭 필요한데 비급여 진료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더딘 탓이다.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의 치료비가 병의원별로 최대 1700배까지 차이가 나는 등 동일한 진료행위에 대한 가격차이가 너무 큰 것이 문제"라며 "합리적인 진료비가 산정될 수 있도록 비급여 치료비의 기준을 마련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환자들이 진료를 많이 받거나 비싼 항목부터 코드와 명칭·행위정의를 우선 표준화하고,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항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금융위 측은 "중장기적으로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비급여 진료 이용행태와 비급여 항목 표준화 추진경과 등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과잉진료 항목이 추가적으로 발견되면 기본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특약으로 분리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