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쟁에서 '여풍(女風)'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저임근 근로자의 비중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취직 후 2년 뒤에도 저임금 근로자로 머물거나 실업자로 전락할 확률이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저임금 근로자가 상향임금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기간제 근로자가 시간제 근로자보다 10% 이상 높아 비정규직 간에도 격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18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대졸 저임금근로자 특성 및 노동상태이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저임금근로 비중은 성별 뿐 아니라 졸업 대학의 유형과 전공 계열 및 일자리 특성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정보원은 저임금근로자의 개념에 대해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소득 자료를 기준으로 임금 중위값의 3분의2 미만의 임금근로자로 정의하고, '2010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1차년도 및 추적조사자료를 이용해 30세 미만 대졸 저임금근로자의 특성과 2년 후 노동상태의 변화를 분석했다.분석결과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2~3년제 대학, 예체능·자연계열 출신이 많았다. 대졸 임금근로자 중 저임금근로 비중은 평균 14.2%로 남성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11.2%, 여성은 17.1%로 남성보다는 여성 저임금근로자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근로자의 학교유형별 비중은 2~3년제 대학졸업자가 20.3%, 4년제 대학졸업자 10.9%로 2~3년제 대학졸업자의 저임금근로 비중이 9.4%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대 졸업자는 1.1%에 불과했다.전공계열별로는 예체능계열(24.6%)과 자연계열(19.2%)의 저임금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다른 전공계열에 비해 높았다. 반면 의약계열의 저임금 비중은 7.6%로 가장 낮았다. 또 인문(13.4%)과 사회(13.0%), 교육(11.4%), 공학(11.5%)계열은 10% 초반의 저임금비중을 보였다.종사형태별로는 상용직과 임시, 일용 근로자 사이의 저임금근로 비중이 큰 차이를 보였다.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39.4%, 42.5%인 반면, 상용직 근로자는 10.2%로 조사됐다.또 기간제 근로자의 저임금 비중은 18.4%로 비기간제 근로자에 비해 5.6%p 높았고, 시간제 근로자의 저임금 근로 비중은 39.2%로 전일제 근로자의 저임금 비중 12.7%에 비해 26.5%p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성별 저임금근로 비중은 임시직과 기간제 근로자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여성이 높게 나타났다.특히 일용직 여성의 저임금근로 비중은 54.4%, 여성 시간제 일자리의 저임금근로 비중은 41.9%로, 고용여건이 나쁜 일자리일수록 여성의 저임금근로 비중이 남성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더불어 저임금 근로자가 2년 후 '상향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이동할 확률을 분석한 결과, 2~3년제 대학 졸업자 및 여성일수록 낮았다. 저임금근로 상태였던 근로자가 2년 후에도 저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비율은 남성 22.8%, 여성 24.8%로 성별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졸업 대학의 학교유형과 전공계열별로 저임금근로에 머문 비율이 상이했다. 2~3년제 졸업자가 저임금근로에 계속해서 머물러 있는 비율은 28.9%로 4년제 졸업자(18.8%)에 비해 10.1%p 높았다. 의약과 예체능 계열 졸업자의 경우 각각 31.9%, 29.7%가 저임금 근로자로 남아있는 반면, 자연계열과 공학계열은 18.7%, 19.9%만이 저임금 근로자로 남아 있었다. 이밖에 교육계열과 사회계열은 각각 24.6%, 24.4%로 비슷했고, 인문계열은 다소 낮은 22.5%를 나타냈다.저임금 근로자가 상향임금으로 이동할 확률은 평균 54.9%로, 남성과 여성은 각각 58.8%, 52.5%로 일정부분 격차가 있었다. 근로형태별로는 기간제 근로자의 61.8%가 임금이 상승한 반면, 시간제 근로자 중 임금상향 비율은 48.0%에 불과해 비정규직 간에도 13.8%p나 차이 났다. 대학 유형별로도 격차는 존재했다. 2~3년제 대학출신 저임금근로자의 임금이 오른 비율은 50.1%인데 반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저임금근로자는 60.1%가 임금이 상승했다.전공계열별로는 교육(67.5%), 공학(66.7%), 자연(60.0%) 계열의 비율이 높았다. 저임금 근로자가 실업자가 될 확률은 여성이 더 높았다. 남성은 13.0%인 반면 여성은 18.9%로 남성보다 5.9%p 많았다.대학유형별로는 4년제 대학 졸업자 17.0%, 2~3년제 대학 졸업자 16.3%로 큰 차이가 없었다.하지만 근무형태별로는 시간제 근로자(26.5%)가 기간제근로자(17.0%)보다 9.5%p 많았다. 이주현 한국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2년 후 상향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이동할 확률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6.3%p, 2~3년제 대학 졸업자는 4년제 대학 졸업자에 비해 10.0%p 낮다"며 "시간제 근로자는 전체 저임금 근로자에 비해 9.9%p 낮아 저임금근로가 특정 계층에 고착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상향임금(better-pay) 근로에 비해 저임금 근로에서 비취업상태로 이행할 확률이 높게 나타나 이들에 대한 정책적 측면에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