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캐피탈이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일체를 매각대금 160만 달러(약 19억원)로 인도네시아 업체에 매각했다.
포항시는 신한캐피탈이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업체에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일체를 매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신한캐피탈이 매각한 포항지열발전 시추기는 본체 외 8종의 부속물로 구성돼 있으며, 철거소요기간은 1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는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와 신한캐피탈에 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철거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시추기 등의 철거 및 반출에 대해 법률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으나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포항지진으로 피해와 아픔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을 아쉬워했다.
한편,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시추기 철거에 따른 지진 발생 위험에 따라 지난해 10월 ‘지열발전시설 점유이전 및 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었으나, “시추기 철거에 따른 지진 위험이 없다”는 포항지열발전 부지 안전성 검토 TF(이하 부지 안전성 검토 TF)의 의견을 반영, 2020년 1월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
또한, 포항11.15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에서는 지난 2월에 시추탑 등 시설물이 진상조사를 위한 중요 증거보존물이 되리라 생각하고 산자부와 신한캐피탈에 매각 보류 요청을 한 바 있다.
부지 안전성 검토 TF는 “해외 시추 현장의 유사사례를 볼 때 부지 안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현장보존의 필요성과 주민수용성 여부를 반영하여 철거를 결정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지열발전 부지의 정비와 부지 안전을 위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지난해 10월 부지 안전성 검토 TF에 참여한 해외 전문가인 윌리엄 엘스워스 스탠포드대 교수는 “전 세계에 수많은 석유 시추탑을 철거했다고 지진 위험이 나타난 사례는 없어 큰 문제는 없다”는 의견을, 존 타우넨드 빅토리아대 교수는 “시추기의 단순 철거에 따른 지진위험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지열발전부지에 대해서는 산자부에서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총 38억원의 예산으로 부지안전관리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올해는 미소지진 정밀 측정을 위한 심부지진계 및 수리지질 특성 평가를 위한 지하수위계, 지하수 화학성분(수질) 모니터링시스템 구축과 운영 분석 체계를 구축 중에 있다.
포항시는 앞으로 산자부와 협의해 지열발전부지 확보는 물론 향후 부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시민들에게 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김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