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산업기반 구축을 위해 포항시, 포스텍과 함께 차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이하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 3세대 방사광가속기보다 빛의 밝기를 약 100배 이상 개선한 가속기로 기초과학부터 응용과학, 산업발전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생명, 반도체, IT, 나노소자 및 신소재 등 신성장 동력 산업에 활용되는 대형 국가연구시설로 현재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의 위탁으로 개념 설계를 진행중이다.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 3세대 가속기에서는 분석이 어려웠던 철강 등 소재·부품의 내부 구조를 비파괴 방식으로 분석할 수 있어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은 물론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 등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해외에서도 스웨덴을 비롯한 브라질, 일본 등에서 신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건설중이거나 기존 3세대 가속기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포항에 설치된 3,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운영중이지만 이용자 대비 연구과제 수요가 포화상태로 가속기의 증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정부(과기부)는 현재 진행중인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개념설계를 상반기 중에 마무리하고,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전 건립 부지를 선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나주(전남), 오송(충북), 춘천(강원), 인천 등 4개 지자체에서 유치선언을 하고 부지 선정을 비롯한 지역 타당성 조사 등 유치활동을 전개 중이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정부의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건립 동향을 인지하고 그동안 부지 물색과 지역의 유치 타당성을 검토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포항시와 협의해 포스텍내 기존 3, 4세대 가속기가 위치한 인근지역에 10만㎡ 규모의 차세대 가속기 건립 예정지를 선정하고 측량, 지반 조사, 관련규정 검토 등 가속기 부지 조성에 필요한 사전검토를 마친 상태이다.
도는 차세대 방사광가속기가 포항에 건립되면 기존 가속기의 전력, 상하수도, 가스, 난방시설 등 부대시설과 연계해 다른 지역에 건립하는 것에 비해 1,000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고, 사업기간도 1년 정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가 재정부담 완화는 물론 시급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활용을 통한 산업 지원도 앞당길 수 있어 포항이 차세대가속기 건립에는 최적지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1995년 3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 이후 25년간 가속기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기초ㆍ응용과학 연구경험과 노하우를 활용, 향후 건설될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산업 실증이 함께 이뤄진다면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가속기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가속기와의 물리적 인접성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신규 가속기의 초기 안정적인 운영에도 기여할 수 있는 등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국가 가속기 산업 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포항 3,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경주의 양성자 가속기 등 정부에서 1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세계 유일의 3대 가속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미 수년전부터 가속기의 산업적 활용을 과기부에 적극 건의하는 한편,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해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 ‘가속기 기반 그린신소재산업 육성사업’등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국내 최초로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프로젝트 핵심사업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를 국비를 지원 받아 설립중이며 가속기를 활용한 이차전지산업 육성을 위한‘가속기 기반 차세대배터리파크 조성사업’도 예타사업으로 기획중이다.
도는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해 현재 지역 유치 타당성 연구 용역를 진행중이다. 연구용역에서는 그간의 지역의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산업육성 경험을 토대로 차세대 가속기 설립 후 가속기의 산업적 활용성과 연계산업 육성 방안을 지역 및 산업체의 수요조사, 가속기가 집적된 해외사례 조사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디자인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가속기 전문가 세미나 등을 개최하는 등 차세대 가속기 유치활동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경북도는 포스텍을 중심으로 미국의 SLAC(국립가속기연구소), 영국의 Dimond(다이아몬드 광원연구소), 일본의 JASRI(싱크로트론 방사광 연구소) 및 RIKEN(이화학연구소), 스위스의 PSI(국립연구소), 독일의 MPI(막스플랑크연구소) 등 다양한 해외 가속기 기관과 글로벌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가속기의 산업적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등 교류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신용진ㆍ김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