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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문화/건강

유럽의 정치경제 혼란 불가피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2.01 16:16 수정 2016.12.01 16:16

WSJ “伊, 국민투표서 개헌안 부결 우려” WSJ “伊, 국민투표서 개헌안 부결 우려”

오는 4일 이탈리아에서 치러지는 개헌안 국민투표에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개헌안이 부결될 경우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영국과 미국을 강타한 포퓰리즘이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유럽의 정치적, 경제적 혼란이 야기할 수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대중영합주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을 창당한 베페 그릴로 대표는 지난달 29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불타 오를 때가 오고 있다”며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 완강한 사람, 이방인이 앞으로 세상을 이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오성운동이 현 정부를 끝장내고 정부가 무슨 일을 했는지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영상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8일 대통령 선거 승리 연설을 하는 장면이 배경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탈리아 유권자는 오는 4일 상원 의석수를 3분의 2로 줄이고 지방정부 20곳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헌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용 감축과 국정 운영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한 개헌안을 약해진 이탈리아 경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번 국민투표를 '렌치의 도박'으로 지적했다. 렌치 총리의 지지율이 줄어들고 있고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부결되면 대중영합주의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WSJ은 또한 개헌안 부결은 영국의 EU 탈퇴와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에 이어 반체제 정치인들의 또 다른 승리로 기록되고, 렌치 총리의 정책을 반대해온 오성운동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내다봤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재무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개헌안 국민투표는 이탈리아 사회를 더 심하게 분열하게 만드는 피뢰침”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 정책 입안자들은 높은 부채와 정치 불안으로 이탈리아 경제가 더 악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시장컨설팅회사 맥켄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이탈리아 전체 가구 중 97%의 실질소득이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었으며 경제 규모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이탈리아에서 실직자 중 약 60%가 1년 동안 실업 상태였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이 같은 심각한 경제난 속에 그릴로가 지난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릴로는 렌치 총리의 개헌안이 뿌리까지 바꾸는 개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성세력으는 근본적인 개혁이 불가능하니 이제는 비기득권 세력, 새로운 인물들이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오성운동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루이지 디 마이오(30) 하원 부의장을 차기 총리로까지 보고 있다. WSJ은 오성운동이 감세, 유럽연합(EU) 회계감사 폐지, 2조 유로에 달하는 국가부채를 안고 있는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부결될 경우 이탈리아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오성운동은 이탈리아의 EU 잔류를 지지하지만, EU 개혁과 권한 재조정을 원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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