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30일(현지시간) 차기 정부의 상무장관과 재무장관 후보로 윌버 로스와 스티브 므누신을 선택했다.장관을 포함한 주요 직책 책임자 인선 작업이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트럼프 내각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경제관료 사관학교'로 불리는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 출신과 월스트리트 부호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점이다. 이같은 점은 트럼프가 '노동자의 정부'를 주장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와 월가 큰 손들 간의 유착관계를 맹렬히 비난하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월가를 개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이다. 현재까지 이뤄진 내각 인선에서 '골드만 삭스' 파로 분류되는 사람은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와 스티브 배넌 백악관 선임고문이다. 므누신은 17년동안 골드만삭스에 몸담았던 경력이 있다. 심지어 그의 아버지도 골드만삭스의 파트너였다. 대를 이은 '골드만 삭스 가족'인 셈이다. 배넌도 상당기간동안 골드만 삭스에서 일한 적이 있다. 골드만 삭스 출신 재무장관은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행정부)·헨리 폴슨(조시 W 부시 행정부)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이다.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게리 콘 골드만삭스 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내각 영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분위기 상으로는 행정관리예산국 국장이 유력해보인다. 장관은 아니지만, 연방 예산을 주무르는 막상 부서 책임자이다. 특히 행정관리예산국은 대통령실 직속 기관으로, 국장은 미국 대통령 고문단의 일원이다. 콘 사장은 지난 달 29일 트럼프 타워를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났다.이밖에 정권인수위에 참여하고 있는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털 창업자 겸 공동대표도 골드만 삭스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스카라무치도 내각 합류가 유력하다. 트럼프 정부의 장관 내정자 중 월가 부호 출신으로는 로스와 베시 디보스 교육장관이 대표적이다. 폴리티코는 골드만삭스가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의 다른 어떤 기업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월가와 유착됐다는 비판을 받기는 했어도 만약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버니 샌더스 대선 경선후보 및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당내 강경파들로부터 압력을 받아 골드만 삭스 및 월가 인사들을 각료로 임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지적했다. 워런 의원은 지난 달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가 캘리포니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원웨스트 은행이 금융위기 당시 '주택압류 머신' 이었다면고 맹비난했다. 워런 의원은 "므누신은 금융위기의 포레스트 검프였다. 그는 월가의 모든 최악의 관행에 참여했던 인물"이라면서 "그는 20여년동안 골드만 삭스에서 경제를 파탄낸 (서브프라임모기지)상품을 파는 것을 도왔으며, 공격적인 주택압류로 악명높은 은행을 운영하기 전에는 납세자들의 구제(금융) 금 수십억 달러를 빨아먹는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골드만 삭스의 홍보 책임자인 제이크 시워트는 "지난 147년의 역사에 걸쳐 골드만 삭스는 전 직원들에게 재직 시나 퇴임 이후에 사회에 기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우리는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