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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불난 집 버리고, 나만 혼자 살겠다고?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11.30 15:21 수정 2016.11.30 15:21

귀화한 방송인 이다도시씨가 평소 깨를 쏟고, 금슬을 과시하던 남편 서창수씨와 몇해전 갈라섰다. 이유는 남편 서씨가 사업에 실패하여 빚을 지고, 몸에 암병까지 걸려, 그야말로 서씨는 사면초가인데, 더구나 애처(?)이다도씨로부터, 버림(이혼)까지 당했으니, 세상에 믿을 사람(놈)하나 없단 말을 뼛속 속속드리 아프게 느꼈을 것이다. 부부는 평생동지로 생사(生死)는 몰라도 고락(苦樂)은 함께 하는 것이 참된 인생의 도리요, 부부의 길이 아닐까. 그후 서씨의 후일담은 못 들었지만, 서씨에 대한 딱한 내 마음은 그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다. 박대통령이 큰 위기에 처해있다. 남자로서도 견디기 어려울 텐데, 아녀자의 몸으로, 끼니나 제대로 챙기시는지 안타깝다. 사람은 고관이나 보통 사람이나 심은대로 거두고,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여론재판으로 대통령을 단죄하는 것은 옹졸하고 성급하다. 정식재판의 결과를 기다리고 존중하는 것이, 올바른 법치주의가 아니겠는가? 닭고기에 아무리 환장을 해도, 닭을 털도 안뽑고 산채로 삼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를 들어, 9급 공무원이 하자가 있고, 비리가 있어도, 정식재판을 거쳐,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문제성이 있는 9급공무원도 그에게는 자신의 생활과 가족의 생계가 있는 만큼, 법대로 신중하게 다루는 것이 제대로 된 국가라 하겠다. 한나라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을 9급공무원만큼도 다루지 않는 국가와 국민은,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는 것 같아, 깊은 자괴감이 든다. 국민이든 공직자(공무원·국회의원)든 주인정신이 투철해야한다. 정객들도 예외는 아니다. 주인정신의 식별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집에 불이 났을 경우다. 집에 불이 나면, 나그네는 자기보따리 챙겨 도망가기 바쁘다. 불이 나면 집주인은, 자던 식구들부터 깨우고, 식구들이 힘을 합쳐 불을 끈다. 방화수가 모자라면, 냄새나는 오줌까지 동원하여 불부터 끈다. 불을 잡은뒤에도, 집을 손질하고, 그 전의 단란을 회복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이게 바로 주인정신이고, 참된 인간의 대로(大路)다. 야당은 벼라별 강수(!)를 총동원하는데, 집권여당은 대통령의 곤경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팔짱을 끼고 꼼짝않는다. 송백(松柏)의 기백은 찬바람 불고, 눈보라가 몰아쳐도 더욱 당당하고 푸른 기운을 내뿜는다. 참된 정치가라면, 평소 소신이 뚜렷하고, 염량세태에 초연한 미더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요사이 이 땅엔 참된 정치도 없고, 감동을 주는 큰 정치가도 없다. 정객들이 잔꾀나 부리는 감동이 없는 얕은 정치만 보여주어, 국민에게 낭패감을 준다. 보수(保守)여! 보수(補修)하고, 일심동체가 되어,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을 포기하지 마세요. 나와 문경중 7회동기생인 장성건학형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휴대폰에 떠도는 어떤 스님이 지은 세태시를 출력해주었다. 세태시를 절묘하게 지은 그 스님의 현장시를 읽어보고, 요승(?) 신돈인지, 의병장 서산대사인지, 애독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기며, 문제시를 인용, 소개한다.대한불교 조계종불광사 주지 / 성웅부끄러운 우리나라1.경찰을거지보다얕잡아 보는 나라..2.광우병은구경도 못했으면도무섭다고데모하는 나라....3.공산국가도 아니면서좌익이 개판치는 나라4.대통령 알기를초등학교반장정도로 아는 나라....5.국가와교육이념이다른 집단이학교를 쥐고 흔들어도도무지어쩌지 못 하는 나라....6.애비가 죽으면삼일장으로 끝내면서여행가다죽은사람 위해1년이 넘도록노란 리본달고 ....상주질 하는정신나간 사람들이우글 거리는 나라....7.죄 짓고종교시설에 들어가면영웅이 되는 나라....8.회사가적자 운영을 해도성과급을 달라고파업하는 이상한 나라...9.적은 돈먹은 놈은 즉각 구속이고 큰 돈 먹은 놈은교도소 가는 날짜도지가 정하고 꽃 들고 들어가며시위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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