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4일 이탈리아 개헌안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현지 은행 8곳이 파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와 은행 고위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렌치 총리는 4조 유로(약 4985조4400억원)에 육박하는 부채자산을 보유한 부실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지향 솔루션을 지향해왔다. 그는 이번 개헌안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사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유럽 등 전 세계 금융 전문가들과 정책입안자들은 이탈리아 은행부실이 유로존 내 은행 구조 전반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은행들은 개헌안이 부결되고 렌치 총리가 물러나면 기술관료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과도내각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신임 재무장관 자리도 불확실해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시장의 불안성이 치명적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 FT가 파산위험 은행으로 지적한 8곳은 자산규모 3위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 중형은행으로는 포폴라레 디 빈센차, 베네토 방카, 카리제, 지난해 구제된 소형은행으로는 방케 에트루리아, 카리키에티, 방카 델레 마르케, 카리페라라 등이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시가총액은 올해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로 절반 넘게 떨어졌다. 규제당국과 정부가 경제 침체로 수익성이 줄었은 데 일부 은행에서 사기성 대출로 수익성이 부풀려 지면서 부실은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는 3600억 유로(약 448조2700억원)이지만, 실제 자산은 2250억 유로(약 280조5615억 원)에 불과하다. 정부 관계자들과 은행관계자들은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시장 지향 정책도 불안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재무부 수석 경제연구원 출신 경제학자 로렌조 코도그노는 FT에 “국민투표 후 가장 우려스러운 일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과 금융 안정성”이라며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부결되면 이탈리아 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현재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 고위 관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BMPS의 50억 유로(약 6조2312억 원) 증자와 부실채권 구조조정이 실패해 이탈리아 신용도가 떨어지고 다른 은행들을 위해 진행하던 시장 지향 정책도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예상한다. 은행 고위 관계자와 정부 관계자 모두 이 시나리오에서 파산 위험 은행 8곳이 모두 정리에 들어갈 수 있고, 내년 초 예정된 이탈리아 최대은행 유니크레디트의 130억 유로 자본 확충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