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에 대한 공식 입장을 29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각종 대내외 악재에 휘말려있는 삼성이 새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할 지 주목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27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엘리엇의 주주제안 등과 관련 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면서 "주주환원을 포함한 전반적 제안사항에 대해 방향성을 정리해 11월 중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9일께 이사회를 열고 엘리엇의 주주 제안에 대한 입장과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을 맞은 삼성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기는 상황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순실씨 모녀 특혜 지원 의혹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 등으로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달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고 특검 조사도 불가피해 삼성이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현재 삼성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엘리엇 제안까지 내부적으로 검토할 사항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며 "연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실시간 여론 동향 등을 체크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엘리엇의 행보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노림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세차익 확보차원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를 단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선택 가능성이 높은 최선책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 인적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 통과를 위해서는 외부주주, 특히지분율 50%를 상회하는 외국인 주주 상당수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주환원 정책 제시, 인수합병,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이뤄지면 분할을 위한 주총에서 주주 동의를 끌어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정 연구원은 내다봤다.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문제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가 나올 것"이라면서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없는 만큼 뭔가 바꾸겠다는 언급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