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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문화/건강

日청년들 복잡한 ‘속마음’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1.22 17:05 수정 2016.11.22 17:05

“결혼은 하고싶지만, 연애는 안하는…”“결혼은 하고싶지만, 연애는 안하는…”

“친한 이성 동료들이나 친구도 있어서 나름 애인을 만들 기회도 있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 또 데이트를 하더라도 상대와 사귈 마음은 없다”, “그런데, 나중에 결혼은 하고 싶다.”최근 일본 젊은이들의 연애관과 결혼관을 집약해 정리하면 위와 같다. 연애할 마음은 별로 없지만 결혼은 하고 싶다는 것.실제로 최근 일본의 18~34세 미혼 남녀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결과,“교제 상대가 없다”라고 답한 응답률은 남녀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2015년에 실시한 ‘제15회 출산 동향 기본 조사(결혼과 출산에 관한 전국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69.8%가, 여성은 59.1%가 애인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조사 때에는 남성은 61.4%가, 여성은 49.5%가 애인이 없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애인이 없는 남녀가 각각 10%정도 증가한 것이다. 또 “교제 상대를 원하지 않는다”, 즉 애인이 없어도 괜찮다고 답한 응답자는 남자는 30.2%, 여자는 25.9%로 나타났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머지않아 결혼하고 싶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남성이 85.7%, 여성이 89.3%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본의 미혼 남녀는 연애는 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결혼은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연애를 해야 결혼을 하는’ 일반적인 순서에 들어맞지 않는 이러한 경향에 대해, 최근 일본 유력 일간 마이니치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이 그 원인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연애에는 소극적이면서 결혼에 대한 갈망이 높은 일본 청년들’의 속마음을 살펴보자. 마이니치는 일본 젋은이들은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없으면 “좋아한다”는 고백 자체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방으로부터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 연애를 하기 위한 첫 단추를 꿰지 않고 고백하는 것을 “귀찮다”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SNS)의 영향으로, 자신의 지인들이 올리는 결혼 사진 등을 볼 때마다 자신도 이런 소셜네트워크에 당당히 자랑할만한 교제 상대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교제 상대의 능력이나 조건, 외모 등을 더 보게 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사람을 찾기는 어려워 연애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최근의 미혼 일본 남성들은 모든 면에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즐기는” 경향이 있어, 쉽사리 연애를 시작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면, 일본 젊은 나성들은 식당에 가서도 “확실히 맛있다고 생각되는 것만 먹는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확실성 없는 것에 후회하고 싶지 않다. 확실히 만족하고 싶다”라는 미혼 남성들의 생각은 연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첫눈에 반하지 않는 여성에게 시간과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요미우리는 설명했다. 한편 여성은 어떨까. 일본 미혼 여성들의 경우에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스스로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스스로 제동을 거는 이유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빨리 판단하거나 “이 사람과 있는 것보다 친구들과 노는 편이 즐겁다”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속이듯이 동성 친구와 시간을 보내거나 자신만의 취미를 우선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남녀 모두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가상세계에서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진 영향이 있어, 연애에 소극적이라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이에 더해 남녀 성 구분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일본 청년들이 연애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 예를 들면, 여성스러운 옷을 입거나 피부관리에 몰두하는 남성이나 반대로 보이시한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성간의 사랑으로 발전하기 쉬운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사랑으로 발전할 기회는 적은 반면, 남녀 간의 우정은 증가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설명했다. 이렇듯, 일본 청년들의 연애 이탈 현상은 다양한 이유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와 마이니치는 지적했다. 그런데도 결혼하고 싶은 미혼남녀는 왜 증가하는 것일까. 사실상 그동안 결혼이란 일종의 당연히 해야할 일로 치부돼 왔지만, 결혼하고 싶은 이유는 과거와는 차이가 있다고 마이니치는 설명했다. “언론에서 고독사를 부추기니까 결혼이 하고 싶다”, 일본의 한 미혼 남성의 말이다. 결혼을 안하고 혼자 나이가 들면 고독사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SNS로 인간관계가 넓어지지만 어차피 피상적인 관계로 오히려 스트레스를 느낀다”, “마지막으로 의지할 것은 혈연(아이)뿐이다.” 현재 교제상대는 없지만 결혼은 하고 싶다는 한 20대 일본 남성의 말이다. 마이니치는 일본의 미혼 남녀들의 결혼하고 싶은 갈망은 “내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일본사회에서 “연애는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것”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성관계는 안된다”라는 규범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성관계와 결혼은 별개라는 인식이 만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결혼과 ‘아기’는 강하게 연결돼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여성과의 교제 경험이 많은 20대 초반의 타쿠미(拓海)씨는, 연애와 결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자친구가 있으면 귀찮다. 그래서 연애에 속박되기보다 상대를 바꾸면서 성관계만 하는 것이 편하다” 하지만 이런 타쿠미씨도 언젠가는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싶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결혼의 장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자신의 아이나 가족을 가질 수 있다”라고 답한 반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다”라고 답한 남녀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는 이유가 ‘배우자’에서 ‘아이’로 옮겨가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지적했다.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혼화와 만혼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실타래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로 연애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내 아이와 가족’ 등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이유로 결혼에 대한 욕구는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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