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가구의 돈벌이는 늘었지만 지갑은 굳게 닫힌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약 55만원 증가할 동안 소비지출은 약 6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청년 가계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했다. 청년층이 주거비 상승과 고령화 등 불확실한 미래 대비에 열을 올린 결과로 풀이된다.20일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52만5667원으로 5년전인 2011년 3분기(396만9513원)보다 14.0% 증가했다. 들어오는 돈이 50만원 이상 늘어 쓸 수 있는 돈도 늘었다.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3분기 기준 371만2046원으로 5년 사이 13.9% 상승했다. 이처럼 5년 사이 청년 가계의 소비여력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늘어난 소비여력이 소비로 연결되지는 않았다.39세 이하 가구의 3분기 소비지출은 250만9377원으로 집계됐다. 2011년 3분기(244만5114원)보다 2.6% 오르는데 그쳤다.소득이 55만6154원 증가하고 처분가능소득이 45만3249원 늘어나는 사이 소비지출은 겨우 6만4263원 증가했다. 가계 실제 씀씀이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을 보면 청년 가구들의 소비 위축이 분명히 드러난다. 39세 이하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2011년 3분기 75%에서 올해 3분기 67.6%로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청년층 중에서도 29세 이하 가구로 한정하면 소비상황이 더 좋지 않다. 29세 이하 가구 3분기 소비지출은 205만742원으로 5년전(201만4451원)과 비교해 3만6291원 오르는데 그쳤다. 5년 사이 29세 이하 청년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가구 소비에도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지갑을 여는데 인색하니 청년 가구의 흑자액은 3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흑자액은 말 그대로 소득에서 비소비지출과 소비지출을 모두 빼고 남은 돈이다. 39세 이하 가구의 흑자액은 120만2670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3분기 사상 가장 많았다.청년들의 소비지출이 거이 늘어나지 못했지만, 비목별로 보면 큰 폭으로 소비가 늘어난 부분도 있다. 소비지출 12대 비목 중 하나인 주거·수도·광열 부분이다.39세 이하의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올해 3분기 26만1964원으로 5년 전보다 26.5% 올랐다. 12대 비목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하위 항목으로 집값과 관련된 실제주거비는 5년 사이 51.9%나 올랐다.청년층이 소비지출에 인색한 가운데도 주거비 지출은 많아졌다. 그만큼 주거비가 청년층에 큰 부담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이와 동시에 청년층은 연금과 저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사회와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로 일찍부터 미래 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올 3분기 39세 이하 가구의 기타상품·서비스 항목은 23만6583원으로 5년 전보다 16.6% 줄었으나, 하위항목에서 보험 관련 소비지출은 5년전보다 32.9% 늘었다.고정적인 보험료와 연금 등이 포함된 비소비지출도 늘었다.39세 이하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5년 사이 14.5% 증가했다. 관련 항목에서 연금이 28.2%, 사회보험이 36.5% 증가해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