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스티브 배넌(62) 선대위 최고경영자(CEO)를 백악관 수석 고문 및 전략가로 지명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하원의원 169명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고 16일(현지시간) 더힐이 보도했다. 데이비드 시실린(민주·로드아일랜드) 하원의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증오심,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증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를 잡으면 안 된다”며 “그런 것들이 백악관에 안착해서도 안 된다”라고 밝혔다.하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시실린 하원의원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배넌을 백악관 참모로 지명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가 어떤 대통령이 되려는 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배넌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서안에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1953년생인 배넌은 보수 우파 언론매체 브레이트바트를 창업한 인물로 백인 민족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는 조직인 ‘대안 우파’에 밀착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민주당 하원의원들은 배넌의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의 역할은 공화당이 약속한 국민 화합과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서한에서 “안타깝게도 당신이 백인 민족주의 단체에 밀착된 스티브 배넌을 임명한 것은 국가 화합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어떤 취급을 받을지 걱정하고 있다”며 “배넌 지명은 이들의 우려를 증폭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배넌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 나라의 역사는 인종차별, 성차별주의, 외국인 혐오증, 동성애 공포증을 극복하는 데서 시작됐다”며 “지난 수년간 우리는 덜 차별적이고 관 더 관용적인 사회를 이룩하는 데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다시 퇴보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인종차별주의자인 배넌을 임명한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샌더스 의원은“민주 사회에서 모든 이슈에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그러나 인종차별주의와 증오심은 정책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은 인종주의자를 곁에 둬선 안된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