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3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1위 포스코를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가 베트남 생산법인에서 만든 H형강을 저가로 국내로 유입시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포스코 베트남 생산법인인 포스코SS비나가 국내로 수출하고 있는 H형강에 대해 내부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H형강은 단면이 H자 모양으로 생긴 건설용 철강재다. 국내 H형강 시장은 연간 280만t 수준으로 그간 현대제철, 동국제강, 중국산 제품 등이 서로 경쟁해왔다.포스코가 지난해 7월 베트남에 포스코SS비나를 준공하면서 경쟁자가 늘었다. 포스코는 애초 베트남산 H형강을 국내로 수출할 생각이 없었지만 현지에서 중국산 저가제품과의 경쟁에 크게 밀리며 전략을 바꿨다.SS비나 H형강은 베트남의 값싼 노동력에 포스코의 기술노하우가 더해져 국내 수요업체의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4분기 7200t이던 국내 유입량이 올해 3분기 4만8000t까지 확대됐다. 이 제품은 중국산 H형강보다는 t당 3만원 가량 비싸지만 국산 제품보다는 1~2만원 더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현대제철 측은 이런 상황에 대해 "내부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고 법무법인 대리인 선정을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측도 "구체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내부로 문제를 살펴보고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포스코는 이들 회사의 움직임과 관련해 "포스코SS비나 역시 베트남 현지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해결되면 국내로 유입되는 베트남산 H형강 물량도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 무역위원회로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을 받아낸 바 있다. 무역위원회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산 H형강에 대해 최대 33%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는 한편 연간 수입량을 58만t으로 제한했다. 기존에는 100만t 가량 중국산 H형강이 국내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