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보다 전체 득표 수가 100만 표 이상 앞섰음에도 선거에서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비당파 성향의 선거분석매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CPR)에 따르면 대선 최종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클린턴의 득표 수는 현재 6196만4263표를 기록했다.트럼프 당선인(6096만1967표) 보다 100만2296표를 더 얻은 셈이다. 득표율로 따지면 클린턴은 47.8% 대 47.0%, 0.8%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앞섰다. 개표가 완료되면 득표 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클린턴이 지난 8일 대선에서 트럼프보다 득표율이 앞섰음에도 패배한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미 대선에서는 득표율과 관계 없이 선거인단 270명(총 538명의 과반) 확보자가 당선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선거인단 과반을 훌쩍 넘는 290명을 얻어 클린턴(232명)을 완전히 압도했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 주요 경합주가 모두 트럼프의 손을 들어 줬다.클린턴이 대선에서 최다 득표를 하고도 패배하자 선거인단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가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등장했다.선거인단 제도의 역사는 미 건국 초기인 2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0개주를 각각 하나의 국가로 봐야 한다는 미 연방주의 정신에 기초하지만 다수결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지난 2000년 대선의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선거인단 제도의 대표적 피해자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보다 전국적으로 33만 표를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은 266명 대 271명으로 5명 밀렸다. 트럼프는 득표율로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이였데도 자신이 승리했을 것이라고 선거 제도를 둘러싼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선거인단 제도는 인구가 적은 곳들까지 모든 주를 참여시킨다는 점에서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가 전체 득표 수에 기초한다면 나는 (인구가 많은) 뉴욕,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에서 선거운동을 했을 테고 훨씬 쉽게 대승을 이뤘을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 CBS뉴스와 진행한 첫 TV인터뷰에서는 득표를 더 많이 한 후보가 지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며서도 선거인단 제도의 장점을 존중한다고 말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