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우리나라 공간정보 국외 반출 여부가 일주일 이내 결정된다. 정부가 두번씩이나 결정을 미룬 가운데 규정에 따라 오는 23일까지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르면 오는 21일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15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행정자치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7개 부처와 국가정보원으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이하 국외반출 협의체)는 23일까지 구글이 신청한 1대5000 대축척 국내 지도 데이터에 대한 국외 반출 신청을 승인할 지를 결정한다.부처별 입장차는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익에 대한 해석이 각각 다른데다 한반도 대치 상황과 IT업계 시장상황, 미국 트럼프 후보 당선과 외교 문제, 유럽연합이 도입한 자국민 데이터 국외 반출 규제 등 검토해야할 외부 요인이 많아지면서 변수가 복잡해졌다.지난 8월 열린 국외 반출 기자간담회에서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은 "모든 논의는 국익을 위한 관점에서 이뤄진다"며 "다만 국익도 현재를 위한 것, 미래를 위한 것이 있고 지도를 반출했을 때에도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이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정부는 한반도 대치 상황을 이유로 구글 위성 지도 내 우리나라 안보시설 우선 삭제를 요구했지만 구글은 난색을 표한 상태다. 구글의 위성 지도에는 정부 기관, 군사 시설 등의 위치가 희미하게나마 모두 보이고 있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도의 민감한 부분을 보안처리해 반출하란 정부의 절충안에 대해 구글이 어디까지 받아들일 지가 관건이다. 또다른 쟁점은 세금 문제다. 구글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서버를 국내에 두라는 여론이 많다. 지난달 열린 미래부 국정감사에서 "구글은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을 공개하고 세금을 내야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구글 측 증인으로 나온 임재현 구글코리아 정책총괄(부사장)은 "매출 규모는 본사가 집계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구글이 서버를 한국에 두면 지도데이터를 해외에 반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임 총괄은 "한국에 서버를 두더라도 구글의 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해외 데이터센터 간의 데이터 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버의 위치와 상관없이 국외 반출이 이뤄진다"고 답했다. 신상진 미방위 위원장은 "구글이 뚜렷한 것 없이 답변을 하는데 (핵심을) 피해간 듯한 느낌이 든다. 면밀히 검토해서 질의 의원들에게 자료를 더 챙겨주라"고 권고했다.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구글의 정밀지도 해외 반출을 허용하는 것은 국내 기업을 역차별하는 것은 물론 특정 글로벌 기업에 대해서만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구글은 우리나라의 공간 정보가 해외에 나가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구글 지도로 길을 원활히 찾게 되면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구글의 입장과 달리 국가 안보와 정치적 민감도가 높은 국가들은 공간정보 개방에 보수적이다.신용현 의원(국민의당 비례대표) 국감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세계 21개국이 우리나라처럼 안보를 문제로 지도 데이터 반출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구글의 공간정보 반출 신청은 2007년 이후 9년만으로 그 결과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것이 공간정보 반출 심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만일 부처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국외반출 협의체는 구글 동의를 얻어 한차례(60일) 더 결정을 미룰 수 있다. 이 경우 최종 결정이 내년으로 넘어간다.국토교통부 측은 "구글이 신청한 국내 지도 국외반출에 대하여 정부 입장이 결정된 것은 없으며 정해진 기일까지 국외반출 협의체에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협의체를 통해 지도 반출시 안보, 산업 등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최종 허가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