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5기 끝에 민영화를 이룬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 전환에도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광구 은행장은 14일 사내방송을 통해 2017년 5대 신성장동력 육성을 발표하며 "금융지주체계를 재구축하겠다"고 밝혔다.현재 국내 4대 은행인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 중 보험·증권 등의 금융 계열사가 없는 곳은 우리은행뿐이다.우리은행은 2001년 4월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됐는데, 현재 자회사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등 소수만 남아 있다.은행을 중심으로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폭넓게 거느리고 있는 다른 금융지주사와 대조적이다.때문에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마무리되면 증권사와 보험사들의 인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우리은행은 일단 내년 상반기 중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PE 등 7개의 자회사를 지주체제로 재편할 계획이다. 이후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인수·합병(M&M)해 몸집을 키우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되면 국내에서는 10번째 금융그룹이 된다. 현재 금융지주사는 모두 9곳으로 신한·KB국민·KEB하나·농협 등 은행지주 7곳, 메리츠·한국투자 등 비은행지주 2곳이다.지주사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1개 이상의 금융회사를 지배하고 나머지 자회사는 주식 가액이 전체 자산의 50%를 초과해야 한다. 자산 요건(개별)은 5000억원 이상이다.하지만 향후 우리은행의 경영을 주도할 과점주주의 의견이 엇갈려 진통이 예상된다.금융당국에 따르면 투자자 7곳 가운데 한화생명·동양생명 등 생명보험사가 2곳,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가 2곳이다.이들은 모두 은행을 계열사로 갖고 있지 않은 증권·보험사로 은행 지점을 통해 자사 상품을 판매하는 등 시너지 창출을 염두에 두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나머지 3곳은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로 이 중 자산운용사 2곳은 사외이사 추천권을 포기했다.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결국 사외이사를 추천한 투자자는 5곳으로 이 중 4곳이 전략적 투자자다.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이들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게 됐다. 우리은행은 외형을 확장하는데 증권사와 보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는 수익이 분산될 수 있어 인수·합병에 반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영을 주도하는 사외의사의 대부분이 보험·증권사 쪽 인사여서 금융지주사 전환이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외의사를 설득하기 못한다면 보험·증권사 인수보다는 이들 과점주주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쪽으로 경영 전략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