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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CJ그룹의 화불단행(禍不單行)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1.14 14:18 수정 2016.11.14 14:18

‘화불단행(禍不單行)’. 불운은 홀로 오는 법이 없다. 현재 CJ그룹의 처지를 대변하는 한자성어다.현 정권 들어서며 온갖 수난을 겪은 CJ그룹이지만 앞으로 펼쳐질 일들 때문에 더욱 그렇다. CJ그룹 수난사는 박근혜 정부 출범 3개월째인 2013년 5월부터 시작된다. 검찰은 CJ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고 결국 그해 7월 이재현 회장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어 정부는 CJ그룹에 무자비함을 보이며 손경식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퇴, 이듬해 이미경 부회장의 사실상 경영 퇴진을 압박했다. CJ그룹 오너가의 횡액은 더 하다.신장병과 샤르코마리투스(CMT)라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병석에서 사경을 헤맸고,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누나 이미경 부회장도 사실상 해외에서 유랑생활을 하고 있다. 부친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도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쓸쓸히 별세했다. 그의 어머니 손복남 CJ그룹 고문마저 지난해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다. 며칠 전에는 미국에서 신혼생활을 하던 이 회장의 며느리마저 어린 나이에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의 깊이는 더해졌다. 되짚어 보면 이 기간동안 CJ그룹은 성장 암흑기였다.지난 2010년 5월 ‘CJ 제2도약 선포식’을 통해 전통적인 식품사업, 바이오·제약 등 생명공학사업, 홈쇼핑 및 물류 등 신유통사업, 영화·극장·케이블 TV 등 엔터테인먼트·미디어(E&M)사업 등 그룹 핵심 4대 사업 가운데 2개 이상을 세계 1등으로 성장시킬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물거품이 됐다.지난해 APL로지스틱스,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등 물류회사와 동부팜한농 인수에 뛰어들었으나 실패했다. 올해 코웨이, 중국 바이오업체 ‘메이화성우’ 인수 등 대형 M&A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CJ대한통운 물류터미널 거점구축과 CGV 해외극장 신규투자, CJ오쇼핑 물류복합센터 등의 대규모 개발사업도 잠정 보류됐다.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방송산업의 위기 돌파 차원에서 추진한 CJ헬로비전 매각마저도 최근 무산되면서 성장정체 상황은 심해졌다. 지난 8월 이재현 회장의 사면·복권 이후 공격적 투자뿐 아니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재도약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지만 불과 3개월여 만에 CJ그룹이 K컬처밸리와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사실상 검찰수사 선상에 오를 위기에 처하면서 앞날은 또 불투명해졌다. CJ그룹의 비운에는 청와대 전 수석, 비선실세 최순실·차은택 일당 등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이번 검찰 조사를 통해 그룹을 둘러싼 모든 의혹과 검은 그림자가 말끔히 해소돼 활발한 기업활동을 펼칠 수 있는 투명한 경영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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