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 꺾이나 싶었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을 이사철을 맞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에 비해 7조5000억원 증가한 69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 9월에는 6조원 늘어 8월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이번에 한 달만에 다시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는 10월 기준 역대 두번째 규모다. 한은에 따르면 2010~2014년 10월 평균 증가액은 3조9000억원이며,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는 지난해 10월의 9조원이다. 특히 전달 증가세가 다소 꺾였던 주택담보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도 다시 증가세가 확대됐다. 지난 한 달 동안 5조5000억원 늘어 52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의 2010~2014년 10월 평균 증가액은 3조원이며,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는 지난해 6조9000억원이다.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2조7000억원, 2월 2조6000억원을 기록하다가 봄 이사철을 맞아 3월 4조4000억원, 4월 4조6000억원으로 불었다. 이후 5월 4조7000억원, 6월에는 4조8000억원, 7월 5조7000억원, 8월 6조1000억원으로 계속 오름세를 나타내다 지난 9월 5조2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집단대출 등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택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더 늘어났다. 실제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3000가구로 전월(1만1000가구)보다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월 8000가구, 5월 1만가구, 6월 1만2000가구, 7월 1만4000가구, 8월 1만2000가구, 9월 1만1000가구로 꾸준한 모습이다.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도 2조원으로 전월(80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추석연휴와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소비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4조6000억원으로 전월(1조8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업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은 중소기업 대출(4조1000억원)이 전월(2조10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늘었다.대기업 대출(5000억원)은 전월(-3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늘었는데, 이는 분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달 은행의 수신잔액은 1450조7616억원으로 전월보다 13조90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은 지방정부와 자금 유입 등으로 6조2000억원 늘었고, 수시입출식예금도 6조6000억원 늘어 증가로 전환했다.양도성예금증서(CD)는 4000억원 늘었고, 머니마켓펀드(MMF)는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 인출된 금융기관 자금의 재유입과 국고여유자금 운용 등에 힘입어 5조1000억원 늘었다. 채권형 펀드는 시장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100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