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전 무덤 위에 꽃이 피었다. 제12회 경주시민의 날 행사 하이라이트인 미디어파사드 ‘비화경주(飛花慶州)’가 격정적인 사물놀이의 리듬에 맞춰 절정으로 치닫고 있을 때 흩날리는 꽃비 속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의 비상을 준비하는 천년고도 경주에서 ‘제12회 경주시민의 날’ 행사가 8일 봉황대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이날 주낙영 시장과 윤병길 시의장, 도·시의원, 각 기관사회단체장을 비롯해 시민 3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펼쳐진 시민의 날 행사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화합과 공감의 뜨거웠던 무대 곁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시민들로 여전히 북적이는 그 곳에서 만난 김종순 씨는 “경주시 종합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자를 일컫는 이름인 ‘친절한 경자씨’를 대표해서 시민헌장 낭독을 했어요. 떨리기도 했지만 더욱 사명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헌장 낭독자는 모두 5명으로, 김종순 씨를 비롯해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태백장사 윤필재, 월성초등학교 3학년 이예나, 전국기능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신라공업고등학교의 박성규, 모범택시운전자 임승남 씨가 무대에 올랐다. 이어 지역의 문화 창달에 공이 있는 문화예술부문 김형섭, 교육학술부문 강태호, 사회체육부문은 이규섭씨가 경주시문화상을 수상했다.
축하공연은 경주출신 가수와 경주를 테마로 한 노래들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향토시인 박목월, 향토작사가 정귀문의 노래와 ‘신라의 달밤’, ‘무영탑 사랑’처럼 신라이야기를 담은 고전 가요를 선보였고, 박현빈, 유지나 등 유명가수의 공연으로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올해 경주시민의 날은 아름다운 경주 만들기 캠페인과 함께 했다. 우리 동네, 골목길을 아름답게 가꾸면서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는 ‘아름다운 경주 만들기’는 지난해 8월부터 경주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범시민캠페인이다.
봉황대 잔디밭 일대는 다양한 주제로 꽃을 활용한 포토존으로 인해 아름다운 경주 만들기의 의미를 더했다. 이와 더불어 스타벅스 코리아의 환경캠페인 이벤트, 칭찬메시지 캘리그라피 나눔으로 환경도 사람도 아름다운 경주를 만들자는 이번 캠페인의 가치를 더욱 북돋았다.
기념사에서 경주시민의 날 제정의 배경이 되는 신라건국이야기를 샌드아트와 함께 시민에게 들려준 주낙영 시장은 “2천년이 넘는 시간 속에 호국불교와 화랑정신을 바탕으로 찬란한 문화를 이룩해 온 것이 바로 경주시민의 역량”이라고 하며, “12번째 경주시민의 날을 맞아 함께 한 이 시간이 시민들 가슴속에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경주=서경규 기자seoul14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