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켰던 스마트워치와 태블릿PC 등의 판매량이 뒷걸음치고 있어 IT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3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와 IDC, 독일계 통계 포털 스탯티스타(Statista) 등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6% 급감한 270만대를 기록했다.1년 전까지만 해도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붐을 일으킨 스마트워치는 2015년에는 2130만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하지만 지난해 4분기 900만대였던 수치는 올해 1분기에 320만대로 떨어졌고, 2분기에는 350만대, 3분기에는 270만대로 미끄러졌다.애플은 3분기에 110만대로 시장점유율 1위(41.3%) 자리를 지켰으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1.6%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40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늘었지만 성장세는 9%에 불과했다. 중국의 레노버와 페블은 73.3%, 54.1% 감소한 각각 10만대로 집계됐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스마트워치가 배터리 용량, 호환성, 다기능성 측면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맞추지 못하면서 대중화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기능이 편리하기는 해도 한정돼 있는데다가 스마트폰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값비싼 보조 디바이스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성장세가 꺾인 것은 비단 스마트워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태블릿 역시 전 세계 시장에서 8분기 연속 하락세를 거듭했다. 올해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의 태블릿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4300만대였다. 태블릿은 2014년 4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764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3분기에 애플은 21.5%(930만대)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6.2% 감소했다.질적인 요소에도 영향이 있었다. 전체 판매량 중 프리미엄 라인인 아이패드 프로의 비중이 미미했던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인 아이패드 미니와 에어 등이 전체 판매의 3분의 2를 차지한 것.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19.3% 줄어든 650만대를 출하했고, 아마존은 310만대, 레노버는 270만대, 화웨이는 240만대로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기업 중 성장세를 보인 곳은 아마존과 화웨이 뿐이었다. 아마존은 태블릿 할인과 보상판매에, 화웨이는 자국 시장의 성장세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제품을 내놓은 덕을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최근 노트북에 터치스크린과 앱 생태계가 도입되면서 다른 제품군과 태블릿과의 차별성이 모호해지고 있고, 저가 투인원 노트북이 대량으로 출시된 상황 등이 태블릿 판매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태블릿 시장은 전체 파이가 계속해서 작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한창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선도 그룹은 높은 성능 및 고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화웨이 등 후발주자들은 중저가 가격의 태블릿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안드로이드와 윈도우도 희비가 엇갈렸다. 3분기 안드로이드 태블릿 판매량은 3010만대로 전년에 비해 17% 감소했지만 윈도우 태블릿은 25% 증가한 730만대를 기록했다.IT업계 관계자는 "애플이나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들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선발주자와 후발주자와의 이미지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후발주자들의 기술력 향상과 저렴한 가격 등이 브랜드 이미지라는 벽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