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昭和) 21년 11월1일, 초토화된 시가지에 아직 전후 ‘잔애’더미가 많이 남아있는 나고야(名古)시내에서 창간했습니다. 가치관의 대전환이 다가오는 가운데,주부(中部)지역의 산업경제가 크게 발전하기 위한 오피니언 리더로서 경제신문을 발행하는 큰 목표를 내걸고 창간했다.”이 문장은 지난 1일 일본 일간 주부게이자이(中部経済)신문의 창간 70주년 특집기사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비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후“잔해”를 “잔애”로, 앞 문장은 “했습니다”로 높임말을 사용했다가 뒷 문장은 “했다”로 끝냈다. 창간 70호 기사라고 하기에는 실수가 엿보인다.그러나 이 기사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 작성한 기사다. 미국에서는 일부 언론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이 쓴 주가 및 스포츠 경기 기사를 내보고 있지만, 일본에서 AI가 기사를 작성한 기사가 지면에 실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부게이자이신문은 창간 70주년을 맞아 특별히 AI가 기자를 대신해서 기사를 작성, 게재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3일 도쿄신문, 산케이신문 등은 AI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대해 보도하며, 서투른 표현도 보이지만 놀랍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주부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주부지역, 그러니까 혼슈(本州)의 중부지방을 대표하는 일간 경제신문이다. 지난 1일자 신문지면에 게재된 AI작성 기사는 총 32행(세로쓰기)으로, 주부경제신문의 역사 및 주부지역의 경제 동향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 기사는 일본의 데이터 분석회사인 ‘데이터섹션’의 기술로 작성됐다. ‘데이터섹션’은 의미가 통하는 문장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기사 작성을 위해 데이터섹션은 해당신문사가 기존에 작성한 기사 중 내용에 걸맞는 수만개의 문장을 AI에 학습시키고, ‘전후’ ‘창간’ 등의 키워드를 설정하는 등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약 2주만에 해당 기사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주부게이자이신문 측은 “AI가 신문기사를 작성하기는 국내 최초”라면서“AI 활용으로 기자의 부담이 덜어지면, 신문에 새로운 가치가 탄생될지도 모른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앞서 소개한 문장에 이어 AI가 작성한 기사 전문은 다음과 같다. AI가 작성한 문장을 거의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다소의 서투른 표현과 높임말과 반말이 섞여 있지만 읽기에 큰 불편함이 없으며, 구성이 잘 짜여졌다. 당시에는, 어디에 가는 것도 오로지 두 다리에 의지. 가장 중요한 것은, 명함을 내밀어도 상대는 의아한 표정으로 응해, 이 쪽은 취재 전에 본지 창간의 취지와 주부경제권과의 유대를 한바탕 연설하는 것이 정해진 코스였다.이러한 노력 끝에, 창간 1호를 모두가 손에 들고 바라봤을 때의 감격은 ‘필설로 다할 수 없다’는 말 그대로 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