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도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함에 따라, 주거 등 생활 인프라구축이 당면한 시급성이 요구되었다. 한꺼번에 수많은 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이들의 생활터전 마련도 신도청시대를 맞아, 풀어야할 숙제였다. 숙제를 푸는 과정에서, 일부 공무원들이 깊숙이 연루됐다는 것을, 언론이 거론했다. 여론에 따라, 경북도가 자체감사를 한 결과, ‘수박 겉핥기’이라는 의혹만 되레 증폭시키는 결과는 초래하고 말았다는 본지의 보도이다. 경북도청 일부 공무원 중심으로 구성된 예천·송곡지구 신규마을조성사업에 마을정비조합 조합원 자격 및 설립 인·허가, 군유지 매입 등 이 사업과 관련한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 경북도는 특별감사를 마무리 했다. 감사도 여론에 못 이겨하는 둥 마는 둥으로 가고 말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 아닌가 한다. 경북도가 지난 2일 도청 브리핑실에서 ‘예천 송곡지구 신규마을 사업의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감사결과 발표를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직접 나섰다. 경북도의 행정부지사가 나선 것은, 어느 측면에선 행정부지사의 직위에 따른, 믿으라는 일종의 제스처(gesture)가 아닌가 한다. 이런 의도가 있었다면, 의혹만 증폭되는 결과를 부른다. 도는 예천군이 신규마을정비조합이 조합원 자격 기준인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지도 않았다. 설립을 인가와 공유재산을 마을주민에게만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다. 마을정비조합에 수의계약으로 군유지를 매각하는 등, 이 모든 것이 절차상 위반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자체 감사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토지소유권이 없었다면, 성사가 될 수가 없는 현안이다. 수의계약도 마찬가지이다. 절차위반도 엄연한 위법으로 볼 여지에서, 필요충분의 조건을 다 갖추었다. 도청 일부 공무원은 이 방면의 전문가들의 집단이다. 법의 속내를 환히 들어다보면서, 절차를 거론하면서 절차상 운운하는 것은 의혹만 부르고만 결과이다. 회견 내용은 제기된 의혹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는 정도의 감사결과 설명뿐임에, 알맹이가 쏙 빠져버렸다. 사업 과정에서 절차와 규정을 무시했음에도 관련 공무원에 대해 자체 징계만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수사 의뢰나 고발은 하지 않기로 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다. 김 부지사는 그 당시에 예천군이 인구 유입을 위해 서둘러 사업을 하다 보니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 조합 구성원이 직위나 업무상 정보를 이용한 것도 아니다. 금품이 오간 사실도 없어 징계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둘러 사업을 할 때는 관련 규정·절차를 무력화시켜도, 좋다는 말인가. 이건 아니다. 규정과 절차는 반드시 지킬 때에, 의미가 있다. 의미가 없는 규정과 절차는 있으나마나 한 것에 불과하다. 김 부지사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1대1대 조사에서 제기된 투기성은 없었다. 실제로 신도청으로 이전 후에 이곳(송곡지구)에 살기 위한 목적으로 조합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부지사의 말을 듣고 있자니, 공무원의 연루에 대한 두둔만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규정과 절차위반은 경북도가 알아서 하되, ‘일반여론 감각’은 곧바로 사직당국에 고발이다. 의혹을 가라앉히기 위해선, 고발이 최선의 방책임을 명심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