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여성 사제 서품 가능성을 일축했다.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교황은 1일(현지시간) 스웨덴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성 사제 서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말씀을 하셨으며,그 말씀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한 ‘말씀’이란 1994년 5월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가 발표한 ‘남성에게만 유보된 사제 서품에 관한 교서’를 가르킨다. 여기서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회는 여성에게 사제 서품을 할 어떠한 권한도 없으며, 교회의 모든 신자들은 이러한 판단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고 선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위와 같은 답변에 기자가 “영원,영원히, 절대, 절대 안된다는 말인가”라고 다시 묻자, 교황은 “만약 우리가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를 신중하게 읽는다면,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교황은 이어 “교회의 여성적 차원”을 언급하면서 “여성은 남성보다 다른 더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편 가톨릭 교단 내 여성평등권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교황이 지난 5월 “여성들에게 부제(副祭-가장 낮은 품계의 가톨릭 성직자) 서품을 허용할지 결정할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자 변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교황은 바티칸에서 수녀원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초기 교회에서처럼 여성 부제를 수용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아이디어에 마음이 열려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여성 부제를 받아들일지를 위원회를 열어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교황은 지난 1월에는 부활절 직전 성 목요일에 거행하는 세족식에 올해부터 여성 신도도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 규정을 변경해 보수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2014년에는 여성들이 가톨릭교회에서 더 많는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면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보다 섬세하고 예민하며 부드럽고 직관이 뛰어나다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직업이나 공공 부문에서 뿐만 아니라 목자로서도 더 많은 역할을 남성들과 나누어야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따라서 역대 교황들 중 가장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 대에 여성사제 서품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교황은 이날 요한 바오로 2세 때의 ‘여성 사제 불가’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이런 관측을 공식 부인한 셈이 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