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치러진 아이슬란드 총선에서 창당한지 4년밖에 되지 않는 해적당이 선전한 가운데 현 진보당 정권의 연정파트너인 중도우파 성향의 기성 정당 독립당이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현지 국영매체 RUV 방송에 따르면, 30일 77.4% 개표 현재 중도우파 독립당이 29.1%를 득표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좌파-녹색당이 15.8%로 2위, 해적당이 14.4%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 진보당 11.7%, 재활당 10.3%, 밝은미래당 7.1%,사민당 5.8% 순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이슬란드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신생 해적당을 택하기는 했지만, 다수의 유권자는 전통적인 중도우파 독립당을 선택함으로써 국정 및 경제 안정에 대한 바램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독립당은 총 63석의 의석 중 최소 2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당은 진보당과의 연정을 이루고 있다. 기존 다수당이었던 진보당은 지난 봄 터진 일명 ‘파나마 페이퍼’ 스캔들에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당시 총리와 부인 등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권자들로부터 외면 당해 이번 총선에서 4위로 하락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RUV는 좌파-녹색당, 해적당 등 좌파성향의 4개 정당들이 최소 총 28석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독립당에서 탈당한 사람들로 구성된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재활당은 6석을 차지할 전망이다. 따라서 차기 연정 구성에 있어 재활당이 '킹메이커'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RUV와 FT 등은 분석했다.현재 상황으로 볼 때 제1당인 독립당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진보당과 다시 손을 잡아 연정을 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좌파 정당 3~4개가 연정을 출범시킬 가능성도 있다. FT는 아이슬란드에서 2개 정당의 연정이 구성된 적은 여러번 있지만, 3개 정당 또는 그 이상 정당들로 구성된 연정이 출범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적당 측은 기대에 못미치는 총선 결과에 내심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해적당을 세운 비르기타 욘스도티르 대표는 30일 AFP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우리는 젊은이들, 사회를 다시 만드는 진보적인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이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로빈 후드처럼 권력자부터 권력을 취해 국민들에게 돌려주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 전 언론 인터뷰에서“좌파도, 우파도 아닌 그 사이의 급진적인 움직임을 추구한다”며“사람들이 변화를 원하는 현 시점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서구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