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로 향하는 러시아 항모 전단이 스페인 항구에서 재급유를 하도록 입항을 허가해달라는 요청을 결국 철회했다.영국과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들은 스페인이 러시아 항모 전단의 입항을 허가하자, 러시아의 비인도적인 시리아 알레포 폭격을 지원하는 꼴이라고 비난한 바있다.BBC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스페인 외무부는 “러시아 함정 3척이 28일~11월 2일 세우타항에 입항하도록 지난 9월 허가했으나, 러시아 대사가 입항 신청서를 철회한다고 통보해왔다”며 “이에 따라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스페인 외무부는 러시아 함정이 향후 알레포 공격에 활용된다면 세우타항 입항 신청을 철회하는 것이 낫다고 러시아 측에 공식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요청을 철회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러시아 함대가 과거 자주 이용했던 지브롤터 해협을 거쳐 세우타항을 지나간다고 말했다. 러시아 유일의 항공모함 ‘쿠즈네초프 제독호’가 이끄는 러시아 항모 전단은 영국해협을 지나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한 후 스페인 세우타항에서 연료와 보급품을 보충할 예정이었다. 이 군함들은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에서의 폭격 작전을 지원하러 가는 길이다.항모전단 안에는 쿠즈네초프 제독호와 ‘순양함 표트르 벨리키’, 대잠용 우달로이급 구축함 ‘쿨라코프 부제독’·‘세베로모르스크’호와 여러 지원함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우타는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아프리카 모로코 북동쪽 끝에 있는 스페인령 지역이다. 모로코도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 곳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스페인 관할이나, EU와 달리 나토의 입지는 애매하다. 2011년 이후 60척이 넘는 러시아 군함들이 입항했으며, 러시아 군은 크림반도를 침공해 EU 제재를 부과받았던 2014년 이후에도 세우타항을 여러번 이용했었다.그러나 러시아 항모 전단이 서방의 맹비난을 받고 있는 러시아군의 알레포 공격에 가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나토와 EU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시리아행 러시아 함대들이 민간인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중해 동부로 가는 길목에 놓인 여러 항구들에서 (러시아) 함대들이 물자나 연료 공급을 받을지 결정하는 것이 각 국가에 달려있다”면서도 “알레포에서 전투군들이 민간인을 향한 공습을 확대할 게 분명하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