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최순실'을 통한 연설문 개입 사실을 시인하면서 대통령의 연설문이 어떻게 최씨에게 전달됐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재 최씨에게 문건이 유출된 것과 관련, 유출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직접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최종 단계의 연설문에 접근할 수 있는 연설기록비서관실이나 부속비서관실을 통해서 이뤄졌을 개연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박 대통령을 꽤 오랜 기간 보좌해 온 측근이 연설문 유출의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최씨의 PC에서 발견된 파일 중에는 2012년 12월15일 대선 유세문이나 같은해 12월19일 대통령 당선 소감문 등 박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전 연설문도 포함돼 있었다.JTBC가 보도한 연설문 유출 시점은 2012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다. 당시 연설기록비서관은 현재 한국증권금융 감사로 재직 중인 조인근 전 비서관으로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10년 가까이 담당했다. 또 당시 1·2부속실 비서관은 정호성 현 부속비서관과 안봉근 현 국정홍보비서관이었다.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함께 박근혜 정권 출범 후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고 있다.청와대에서는 보안을 위해 네트워크를 내·외부망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내부에서 사용되는 컴퓨터는 외부와 차단돼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누군가 청와대의 문서를 외부로 보낼 경우에는 외부망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변환시키는 작업을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같이 외부로 문서 전송을 위해 변환하는 작업을 할 경우 필요한 것이 '보안USB'다. 문서를 외부로 보내기 위해서는 보안USB를 외부망과 연결된 컴퓨터와 연결해 문서를 담아야만 유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최 씨에게 연설문을 보낸 청와대 인사 역시 보안USB를 통해 문서를 외부 전송이 가능한 형태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거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연설문의 시간·일자 등이 나왔다는 점에서 관련자가 청와대에서 공용 컴퓨터가 아닌 개인 컴퓨터를 통해 내보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현 청와대의 내부문서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2014년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청와대에서 집으로 갈 때 작성하다 만 서류라든지 또 집에 가서 보기 위한 자료를 가지고 가는 수가 있다"며 청와대 문건이 외부로 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야당 측에서는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서류를 함부로 밖으로 가져가냐'며 비선 개입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친 바 있다. 뉴시스